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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당국 감시 대상이었던 호주 총격 용의자…당국, IS 관련성 수사

등록 2025.12.15 14: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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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는 IS 깃발…범행은 '취미 사냥' 허가받은 총기로

[시드니=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의 본다이 파빌리온 밖 임시 추모소에서 한 여성이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 위에 이스라엘 국기를 놓고 있다. 전날 발생한 본다이 비치 유대인 행사장 총기 난사로 희생자 수는 어린이 1명 포함 16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 수는 40명으로 집계됐다. 2025.12.15.

[시드니=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의 본다이 파빌리온 밖 임시 추모소에서 한 여성이 총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 위에 이스라엘 국기를 놓고 있다. 전날 발생한 본다이 비치 유대인 행사장 총기 난사로 희생자 수는 어린이 1명 포함 16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 수는 40명으로 집계됐다. 2025.12.15.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호주 시드니 유대 축제 현장에서 벌어진 총격 난사 사건의 생존 용의자가 수년 전 정보당국 감시 대상이었으며 사망 용의자인 그 부친은 합법적으로 6정의 총기를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부자(父子) 관계인 총격범 중 생존 용의자에 대해 "그는 다른 사람들과의 연관성 때문에 조사를 받았고 그에 대해 지속적인 위협이 있다거나 폭력에 가담할 위험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앞서 호주 공영방송 ABC는 나비드 아크람이 이미 6년 전부터 정보당국의 레이더에 올라 있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안보정보원(ASIO)은 2019년 7월 시드니에서 IS 테러리스트 아이작 엘 마타리가 체포된 직후 그와 밀접히 연계된 나비드 아크람을 조사 대상으로 올렸다. 나비드는 다른 시드니 거주 극단주의자 등 IS 테러 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ABC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마이크 버지스 호주안보정보원(ASIO) 원장도 전날 기자들에게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당장 위협이 되는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다"며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연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BC는 또 주·연방 합동대테러대응팀(JCTT)이 이번 총격을 벌인 부자가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이들의 차량에서는 IS 깃발 두 개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JCTT는 ASIO,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 호주연방경찰(AFP), NSW범죄위원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은 부자 관계로 파악됐다. ABC와 호주 세븐뉴스는 아버지인 54세 남성을 사지드 아크람, 24세 아들 이름을 나비드 아크람이라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토니 버크 호주 내무장관은 나비드가 호주에서 태어난 시민이라고 밝혔다. 버크 장관은 사지드에 대해서는 "1998년 학생비자로 호주에 입국했으며 2001년에 파트너 비자로 체류 자격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시드니=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 주인을 알 수 없는 신발들이 정렬돼 있다. 전날 발생한 본다이 비치 유대인 행사장 총기 난사로 희생자 수는 어린이 1명 포함 16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 수는 40명으로 집계됐다. 2025.12.15.

[시드니=AP/뉴시스] 15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 주인을 알 수 없는 신발들이 정렬돼 있다. 전날 발생한 본다이 비치 유대인 행사장 총기 난사로 희생자 수는 어린이 1명 포함 16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 수는 40명으로 집계됐다. 2025.12.15.


사망자는 10세 소녀를 포함해 모두 16명으로 집계됐다. CNN에 따르면 38명이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위중한 부상자도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홀로코스트 생존자 알렉스 클레이트만과 유대교 국제 네트워크 차바드 소속으로 현지에서 활동해 온 랍비 엘리 슐랑거도 희생자 명단에 포함됐다. 최고령 희생자는 87세로 파악됐다.

아버지 사지드는 현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아들 나비드는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는 안정을 찾았다고 현지 경찰 당국은 전했다.

경찰은 공범이나 추가 가담자는 없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부자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총격 현장과 이들이 거주한 자택을 수색한 결과, 사지드 아크람은 '취미 사냥용' 총기 소지 허가증을 가진 인물로, 합법적으로 6정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약 10년간 총기 소지 허가를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즉각 총기법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크리스 민스 NSW 주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당신이 농부가 아니고 농업에 종사하지도 않는다면 왜 대중을 위험에 빠뜨리고 NSW 경찰의 삶을 위험하고 어렵게 만드는 이런 대형 무기들이 필요한가"라며 "이제 뉴사우스웨일스의 총기 관련 법률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총을 든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은 시민에 대한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 세븐뉴스에 따르면 이 영상의 주인공은 시드니의 과일 가게 주인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43)로, 총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민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격범을 현장에서 제압하는 모습은 사건 당시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으로 널리 공유됐다.

CNN에 따르면 버크 장관은 이날 아흐메드를 자신의 생명을 걸고 나선 "행인(bystander)"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공격에 맞서 모든 호주인이 함께 서 있다. 현장에서 공격범들과 맞선 경찰들, 응급 요원들, 그리고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처럼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나선 한 시민까지 모두가 함께 서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하누카(유대교 명절) 기념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날 남성 2명이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 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5.12.15.

[시드니=AP/뉴시스] 14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하누카(유대교 명절) 기념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이날 남성 2명이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 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5.12.15.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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