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 결합심사…'비상장거래 독점' 쟁점으로
두나무가 네이버에 매각한 증권플러스비상장
'자기주식 독점' 시장지배력 남용 쟁점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조사 결과가 네이버와 두나무 간 기업결합 심사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증플비상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네이버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기존 모회사였던 두나무의 주식을 독점 유통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관계자를 불러 증권플러스비상장의 시장지위 남용과 관련한 진술을 청취했다. 앞서 서울거래는 네이버·두나무·증권플러스비상장 간 기업결합이 비상장주식 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공정위가 지난 4월부터 착수한 증권플러스비상장 조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이번 조사가 네이버와 두나무 간 기업결합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기주식 독점 유통 구조가 핵심 쟁점
두나무는 플랫폼을 직접 운영해오다 지난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했으며, 이후 네이버와의 결합 논의 과정에서 해당 법인지분 70%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매각했다. 이 같은 구조에서 두나무 주식이 두나무와 관계가 깊은 특정 플랫폼에서만 유통되는 점이 경쟁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부당하게 방해하거나 거래를 배제하는 행위를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증권플러스비상장이 두나무 주식의 독점 유통 구조를 형성해 경쟁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제한했는지, 이 과정에서 소비자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고 공시 보고를 통해 엄격히 통제하고 있듯, 금융위는 장외거래중개업자들이 금융당국 대신 비상장 기업 주식의 건전성을 감독하도록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가 거래하는 종목은 거래되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받아 확인해야 하며 풍문을 조사해야 하는 일 등을 수행한다. 이로써 일반투자자들은 일정 수준 걸러진 비상장기업 주식을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두나무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서울거래에는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증권플러스비상장을 통해서만 주식이 거래되게 해 사실상 주요 유통 재화를 독점한 것이다.
서울거래 측은 두나무와 관계가 있는 케이뱅크·무신사도 증권플러스비상장에만 재무제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두나무파트너스는 무신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케이뱅크는 두나무의 업비트 계좌 개설로 큰 수혜를 본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다.
서울거래 관계자는"서울거래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던 무신사조차 무신사의 감사가 두나무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주식을 증플비상장에만 등록하고 서울거래와는 연락을 끊었다"며 "케이뱅크도 증플비상장에서만 단독으로 거래되고 있는데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두나무와 케이뱅크 종목의 점유율은 70~80%를 차지하며 특정일에는 거의 모든 거래가 두나무와 케이뱅크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플비상장보다 사업 시기가 1년 늦었음에도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빠르게 확대하고 있었지만 독점 상황이 발생하면서 시장점유율이 2%때까지 하락한 상태"라며 "서울거래 수수료가 증권플러스비상장보다 낮은데도 공정한 경쟁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기주식 '셀프심사'…이해충돌 소지도
자신이 발행한 주식을 자신의 플랫폼에 유통시키는 '발행·유통 겸직'은 자본시장법상 엄격히 금지된다. 자기 회사 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나 투자자에게 유리한 정보만 제공하는 등 거래 질서에 개입할 소지가 있어서어다.
그런데도 증플비상장이 두나무 주식을 유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금융당국이 예외를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할 몇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두나무 주식을 계속 유통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기로 지난해 결론냈다.
현재 증플비상장 대주주는 네이버파이낸셜로 변경됐지만 네이버와 두나무가 결합하면 사업적 이해관계가 긴밀히 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의 독점은 장내시장에 비해 거래량이 적고 불투명한 구조인 만큼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1곳이 유통을 독점하면 종목 뉴스 차별 제공, 토론 게시판 관리 등을 통해 투자자들은 정보 비대칭, 주가 조작 등에 노출될 수 있어서다.
서울거래 관계자는 "네이버는 두나무보다 더 광범위한 투자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악용해 국내 벤처업계 대부분을 증플비상장에 등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이는 한국 벤처 자본 시장의 통제권을 네이버에게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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