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립 잡기노트]모로 잔다, 코골다가 숨멎는 남녀는

옆으로 누워야 잠이 잘 온다는 사람, 베개를 안아야 쉽게 잠든다는 사람, 수면 습관은 제 각각이다. 하지만 특정 자세나 잠버릇은 질환에 대한 신체반응이거나 수면장애 증상일 수 있다.
낮잠을 자다가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면서 깬 적은 다들 있다. ‘수면 놀람(sleep start)’ 현상이다. 잠이 들려다 깜짝 놀라 깬다는 의미다. 대부분 팔이나 다리를 움찔하지만 몸 전체를 움찔하는 경우도 있고, 소리를 지르면서 깨기도 한다. 이때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짐을 느끼기도 한다. 수면 놀라움은 잠이 들려고 하는 상태에서 갑자기 각성 상태가 침투해 들어오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잠들 무렵 꿈을 꾸면서 깨기도 하므로 꿈을 꾸는 REM 수면이 불완전하게 형성돼 나타난다. 수면 놀람은 정상인에게 흔하다. 수면장애가 아니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잠에서 깬 후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지니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잠을 잘 때는 깨어 있을 때보다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 느리다. 갑자기 잠에서 깨게 되면 각성 상태의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수면과 각성은 정교하게 맞물려 조절되지만 가끔 톱니바퀴가 어긋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수면 놀라움은 전날 충분히 자지 못했거나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할 때 잘 나타나기 때문에 당황하고 놀라기보다는 지친 몸이 쉬라고 보내는 신호로 이해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자기 전에 다리를 주물러 달라고 하거나 스스로 다리를 주무르는 남녀도 있다. 심하면 방망이로 두드리기도 한다. 평소에 다리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일어나서 걸을 때는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 불안증후군’이다. 정 교수는 “보통 저녁 시간에 심해지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종아리 근육 사이로 뭔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과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주물러주거나 근육을 움직이면 바로 좋아지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50대 이후에 흔히 나타나며, 유전성이 있어 가족 모두가 하지불안증후군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70~80%는 자면서 다리를 차는 행태를 동반한다. 철분 부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신 중 증상을 호소하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으며, 더운 물이나 수건으로 종아리를 찜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옆으로 누워 자면서 다리 사이에 뭔가를 끼워야 편안해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눕는 자세보다는 옆으로 눕는 것이 척추에 부담을 적게 주므로 편한 자세가 된다. 여기에 다리 사이에 베개까지 끼워주면 허리 근육에 대한 긴장이 줄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런 유형이라면 허리 통증에 대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유난히 이부자리가 헝클어져 있다면 대개 혼자 자는 경우다. 함께 자다 보면 옆 사람을 자꾸 발로 차니 어쩔 수 없다. 잠을 자면서 다리를 차는 ‘주기성 사지운동증’ 가능성이 있다. 잠을 자면서 주기적으로 사지, 특히 다리를 차는 병이다. 그 서슬에 자신도 잠에서 깨는 수가 있다. 정 교수는 “본인은 다리를 찬 기억도 없고 왜 잠에서 깨었는지 알지 못하며 수면 중에 다리 근육이 저절로 움직이다 보니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낮에는 졸리고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짚는다. 수면 다원검사를 통해 하룻밤 동안 얼마나 다리를 차는 지 등을 평가한 후 약물이나 행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옆으로 누워야 잠을 잘 수 있다면 심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야 한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 자면 혀가 뒤로 떨어지면서 기도를 좁히게 돼 코골이가 유발된다. 코골이가 심해지면 기도가 완전히 막히는 수면 무호흡이 발생한다. 그런데 옆으로 눕게 되면 혀가 뒤로 떨어지지 않아 어느 정도 기도가 확보되므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줄어든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은 나름대로 병의 증상을 줄여보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고쳐야 이롭다.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등 중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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