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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신설' 첫사업부터 '삐그덕?'…서울경전철 후속사업은?

등록 2016.08.07 10:10:11수정 2016.12.28 17: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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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시 경전철 추진현황. 자료:서울시

【서울=뉴시스】서울시 경전철 추진현황. 자료:서울시

민간사업자 사업재구조화 요구하다 시 거절에 공기지연 불구 공사중단 초강수  보유자금 소진에 추가자금대도 손해 불가피…건설경기침체 등 경영환경도 부담  향후 추진사업 모두 10개...서울시 "민간기업 반란 용납 못해 협약대로 해야" 강조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시 첫번째 경전철사업인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건설공사가 좌초위기에 처했다. 사업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이 자금난을 이유로 서울시에 사업재구조화를 요구하다 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5일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10개 경전철중 가장 먼저 추진되고 있는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남북으로 잇는 총 연장 11.4km 길이의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는 약 6500억원이다.

 이미 지난 2009년 9월 착공에 들어가 올 11월께 준공예정이었지만 자금난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사가 지연돼 준공 예정일은 내년 상반기까지 미뤄졌었다.

 7일 서울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10개 출자자 등이 모여 만든 우이신설경전철은 도시철도 개통후 운영중 사업 손실이 예상되자 ▲협약해지 ▲금융권에서 조달한 자금에 대한 서울시의 보증 요구 등을 요구하며 공사중단을 압박했다.

 서울시가 법령 및 협약서와 정면 배치되는 무리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자  공사를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공정률은 88.7%, 내년 상반기 완공을 코앞에 두고서다. 

 서울시는 우이신설경전철측이 2012년 7월부터 서울시에 공기연장, 추가사업비 등을 계속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2013년 6월 기획재정부 조정으로 갈등이 해소되는가 싶었지만 우이신설경전철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공기에 영향을 미쳤다.

 우이신선경전철측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 지난 6월 건설보조금으로 327억을 지원했던 서울시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다.

 서울시는 "사업자가 장기간 공사를 태만히 해 공기가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성토했다.

 민간사업자가 관을 상대로 이처럼 공기지연을 감수하고 공사를 중단한 것은 매두 드문 일이다. 그만큼 자금난이 커진 탓이다.

 8월 현재 우이신경전측은 보유 자금을 모두 소진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 금융권 조달 자금의 길도 막혀있다. 출자사들이 추가 자금을 대더라도 현 계약조건으로는 '손해보는 장사'가 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 하다.  

 우이신설경전철측은 "지난 수년간 건설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워크아웃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봉착해 있다"면서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서울 지하철 중 최초로 수익형 민자사업 (BTO)으로 건설됐다가 과도한 요금인상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하철 9호선 운영주체를 압박해 재구조화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돈이 부족해 민간기업을 끌어들이지만 마냥 민간기업에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방침도 당시 확고해졌다.

 하지만 이번처럼 향후 시 시행 사업 배제와 손해배상까지 두루 언급하면서까지 압박을 했음에도 우이신설경전철이 실력행사에 나서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눈앞의 현안 못지 않게 또다른 '반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을 포함해 10개의 경전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신림선(7.76km)이 있다. 여의도~서울대를 잇는 신림선 사업은 대림산업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9월이면 실시계획이 승인되고 보상절차에 들어간다.   

 왕십리역~상계역을 잇는 동북선(13.34km)도 지난 2월부터 역시 민간사업자와 협상에 돌입해 이견을 좁히고 있다.

 마천역~복정을 잇는 위례선(5.44km)도 지난해 7월 두산건설이 사업제안서를 낸 뒤 시가 현재 민자적격성을 조사중이다.

 나머지 위례신사선(14.83km), 서부선(16.15km), 면목(9.05km), 우이-신설 연장선(3.50km), 목동선(10.87km), 난곡선(4.13km) 등 6개 사업은 사업제안서를 받는 중이거나 민간사업자를 찾는 중이다.

 우이신설경전철과의 기싸움에서 물러설 경우 도미노처럼 다른 민간사업자들과의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이번 공사중단을 시민을 볼모로 삼은 대형건설사의 횡포로 보고 다른 경전철 사업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원칙론을 계속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이라는 게 애초 사업시행자가 제안해 진행하는 사업이 아닌가. 다수의 리스크를 안고 수익성을 내는 것인데 그걸 회피하려고 계약을 이행 안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들은 시민을 쳐다보고 있다. 시에서는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사업자의 입장을 배려했는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 향후 신림선이나 동북선이나 이런 사업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우려했다.

 그는 "협약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 시가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메이저 건설사의 몽니와는 상관없이 기준대로 정상적인 상법대로 해 향후 시행하는 사업에서 롤이 제대로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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