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의 겨울' 한국계 작가 뒤사팽 "혼혈여성의 정체성 표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의 한국계 프랑스 여성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6.12.21. [email protected]
첫 작품 '속초에서의 겨울'로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상을 받은 한국계 혼혈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24)이 21일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뒤사팽은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혼혈인 작가다. 미들네임 '수아'는 어머니가 부른 한국식 이름이다.
올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첫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로 작가들의 생애 첫 작품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스위스의 문학상 '로베르트 발저(Robert Walser)'상과 프랑스 '문필가협회 신인상(Prix Révélation de la SGDL)을 수상했다.
그의 소설은 모든 것이 느려지는 속초를 배경으로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영감을 찾으러 온 중년의 만화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한 두 사람의 미묘한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의 한국계 프랑스 여성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6.12.21. [email protected]
"서양에서 저는 아시아인으로, 한국에서 저는 외국인, 서양인으로 여겨졌습니다. 어디에서든 특이한 존재로 여겨졌고 그래서 문화적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를 한 것 같아요."
정체성에 대한 답을 문학에서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글을 쓴 뒤 읽어보면 내가 쓴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중에 읽어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 같고,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그의 고향은 속초가 아닌 서울이다. 그럼에도 속초를 배경으로 선택한 데 대해서는 "바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어릴 적부터 바다는 큰 상징이었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했고 바다는 뭔가를 이어준다고 생각해왔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소설 '속초에서의 겨울'의 한국계 프랑스 여성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6.12.21. [email protected]
차기작으로는 일제강점기 이후의 재일한국인들의 애환을 다룰 계획이다. 그는 "배경은 현대이지만 전쟁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라며 "일본에 있는 재일한국인들의 정체성도 (나와)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글로도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아주 먼 미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생각이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 한국어로 소설을 쓴다면 굉장히 다른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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