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빅테크 역사 전환점 '연매출 10조'…네이버, AI로 '티핑포인트' 오나

등록 2025.02.06 18:09:5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지난해 연매출 10조원 돌파 유력…신사업 성공 가능성 확인한 해

검색·쇼핑·광고에 AI 접목하는 등 신사업으로 변화 대장정 시작

구글·아마존·메타도 10조원 돌파한 해 신사업으로 폭발적 성장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 창문에 부착된 수직 루버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 창문에 부착된 수직 루버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사진=네이버 제공)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지난해 네이버 연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크 기업의 연 매출 10조원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의 견조한 성장과 신사업 가능성이 공존할 때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자 향후 폭발적인 성장 기점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도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시점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사업으로 한층 빠르고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도 올해 '온 서비스(On-Service) AI' 기조로 검색, 쇼핑, 광고 등 핵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새 서비스를 선보인다. 중동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는 등 신사업이 향후 성장 발판으로 제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 651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조 96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1%, 32.1% 오른 수치다.

네이버는 지난해 실적을 7일 오전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연 매출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국내 인터넷 기업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특히 네이버는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익도 역대 최대치를 거뒀다.

구글 '유튜브 인수'·아마존 'AWS 출범'·메타 '왓츠앱 인수'…10조원 달성한 해 '대격변'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만큼 향후 네이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연 매출 10조원을 거둔 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간판. 2023.12.05.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간판. 2023.12.05.


구글은 2006년 매출 106억 달러(약 10조 1262억원, 2006년 원/달러 환율 연평균 955.7원 기준)를 거두며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구글은 같은 해 10월 유튜브를 인수한 상황이었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시장 성장 가능성을 봤던 구글은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당시 약 1조 5900억원)에 인수했다. 연 매출의 16%에 달했다.

하지만 유튜브는 지난해 광고 수익으로 361억5000만 달러(약 52조 3705억원)에 달성하는 등 구글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2006년 연 매출 10조원(107억 달러, 약 10조 2217억원)을 돌파한 아마존도 그해 초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출범했다.
 
[멘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메타) 최고 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 중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소개하고 있다. 메타는 이날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 시제품을 공개했다. 검은색 뿔테 안경처럼 생긴 '오라이언'은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물론 화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2024.09.26.

[멘로파크=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메타) 최고 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 중 레이밴 메타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을 소개하고 있다. 메타는 이날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 시제품을 공개했다. 검은색 뿔테 안경처럼 생긴 '오라이언'은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물론 화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2024.09.26.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메타(당시 페이스북)는 이후 거듭된 성장으로 2014년 연 매출 10조원(124억 달러, 약 13조 6000억원, 2014년 원/달러 환율 연평균 1053.2원 기준)을 달성했다.

메타는 그해에 현재 전 세계 메신저 앱 점유율 1위인 왓츠앱을 인수했다.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제조 기업 오큘러스도 인수했다. 현재 메타 VR 기기인 '퀘스트' 시리즈 역사 시작점이 메타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던 때다.

중동 시장부터 AI, 숏폼, C2C까지…네이버 新성장 동력, 잠재력 발휘할까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국립주택회사(NHC)와 함께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착수를 위한 선언식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21일(현지시각) 네이버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NHC가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본격 착수를 선언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국립주택회사(NHC)와 함께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착수를 위한 선언식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21일(현지시각) 네이버와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NHC가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본격 착수를 선언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연 매출 10조원 시점에는 '가능성' 수준이었던 신사업이 향후 폭발적 성장 동력이 된 사례들이 나오면서 지난해 10조원의 해를 맞은 네이버 신사업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생성형 AI, 디지털트윈 등 기술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중동 시장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NHC와 함께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사우디 AI 기술을 주관하고 있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아랍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관련 서비스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중동 총괄 법인(네이버 아라비아 지역 본부) 설립을 위한 인가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올해 중동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레드우드시티(미국)=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본사 입구(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레드우드시티(미국)=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본사 입구(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전자상거래(C2C) 비즈니스도 구체화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24'에서 포시마크, 왈라팝(스페인 최대 리셀 커머스 기업), 크림, 소다(일본 최대 리셀 플랫폼) 등 네이버가 갖추고 있는 C2C 플랫폼 자산을 활용해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중고 C2C 시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굉장히 높은 밸류체인을 가지고 있고 성장할 섹터"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자사 숏폼 서비스 '클립' 창작자들에게 더 쉽고 빠르게 고품질의 클립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편집 기능 등을 지원한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클립 창작자 대상 간담회 '클립 크리에이터스 데이' 단체사진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자사 숏폼 서비스 '클립' 창작자들에게 더 쉽고 빠르게 고품질의 클립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편집 기능 등을 지원한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클립 창작자 대상 간담회 '클립 크리에이터스 데이' 단체사진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네이버 숏폼 '클립'은 지난해 12월 기준 콘텐츠 생산량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월평균 클립 재생 수는 10배 늘었다.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도 서비스 출시 1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월 이용자 수(MAU) 250만명을 달성했다.

이러한 신규 서비스가 젊은 세대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향후 성장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투자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 블로그의 MZ세대 비중이 전체 이용자 대비 64%까지 확대됐고 홈피드 방문자의 1030세대 비중이 40%에 육박했다"며 네이버에 MZ세대 중심의 콘텐츠가 축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견조한 성장도 신사업 성공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 검색 광고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한 9977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 성장세를 보였다.

최 대표는 "매크로 경제 등 시장 전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3분기까지 보여준 서치플랫폼 매출 성장 자체가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성장 여력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커머스 사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서울=뉴시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서울=뉴시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신사업 성장을 뒷받침한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 AI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올해 'AI 브리핑', 초개인화 AI 커머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광고 특화 AI 플랫폼 'AD부스트(Voost)'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신사업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가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던 때와 현재 네이버 상황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며 "유튜브, AWS, 인스타그램 등이 연 매출 10조원 돌파 이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던 것처럼 네이버만의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