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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최다 메달' 쓴 이승훈이 바라는 것은…'후배들의 성장'[하얼빈AG]

등록 2025.02.12 10:05:19수정 2025.02.12 10: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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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 접어든 이승훈 넘어서는 후배 없어

"어린 선수들 시간 두고 지켜봐야"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1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 시상식에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은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5.02.11.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1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 시상식에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은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하얼빈=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훈(37·알펜시아)은 여전히 국내 장거리의 최강자다. 아직 그를 넘어서는 후배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이끄는 여자 단거리에서는 이나현(한국체대)이라는 샛별이 등장해 희망을 키웠지만, 남자 장거리 쪽은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이승훈은 후배들의 성장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승훈은 지난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후배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춰 은메달을 딴 뒤 "4년 뒤 동계아시안게임에 내가 나오는 상황이 되면 안 된다. 후배들이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남자 팀추월에서 딴 은메달은 이승훈의 개인 통산 9번째 동계아시안게임 메달이다. 그는 쇼트트랙 김동성(금 3개·은 3개·동 2개)을 넘고 한국 선수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을 썼다.

이승훈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5000m, 1만m,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휩쓸어 3관왕에 등극했다. 팀추월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직전 대회였던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4관왕에 올랐다. 남자 5000m와 1만m, 매스스타트, 팀추월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역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4관왕에 오른 한국 선수는 이승훈 뿐이다.

이승훈은 동계올림픽에서도 눈부신 업적을 세웠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1만m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승훈이 유일하다.

2009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000m에서 은메달을, 1만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였고, 이후에도 두 종목에서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팀추월 은메달에 앞장섰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매스스타트 금메달, 팀추월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만 34세의 나이에 나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따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1988년생인 이승훈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한국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 남자 5000m에서 한국 선수 중 이승훈이 가장 빨랐다. 이승훈은 6분32초43을 작성해 4위에 올랐다.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1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태극기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1.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1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태극기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함께 출전한 정재원은 6분39초48로 5위였고, 박상언은 6분50초85로 11위를 했다.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은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 13위로, 역시 한국 선수 중에 가장 높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 중에서도 1위다.

이승훈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확정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를 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하고 끝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후 네덜란드에 가서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며 "스케이트를 저보다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을 보면서 '내가 스케이트를 타고 싶으면 하고 싶을 때까지 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자신을 뛰어넘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됐으면 하는 것이 이승훈의 바람이다.

이승훈은 "역대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메달을 기록을 후배들이 바로 깨줬으면 한다. 그런데 곧바로 잡기 쉽지 않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또 나오면 좋겠다"고 바랐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는 이승훈은 "어린 선수들이나 국가대표 후배들과 훈련을 하면 훈련량을 다 소화하는 선수가 아직 없다. 강요할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며 "그러나 다칠 수도 있고, 진짜 안 돼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일단 시간을 가지고 지켜보며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바라보는 이승훈은 자신감에 차 있다. 내년이면 그의 나이는 만 38세지만, 매스스타트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는 워낙 변수가 많다. 마지막 순간에 찬스만 있다면 잡을 자신이 있다"며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레이스 막판 선두권에 있다면 해볼만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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