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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 "살고 싶지 않았던 시간…아이 셋 덕분에 버텼다"

등록 2025.09.16 10: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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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슈. (사진=슈 인스타그램 캡처)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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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재경 기자 = 1997년 걸그룹 S.E.S.로 데뷔해 '요정'이라 불렸던 슈(본명 유수영·44). 아이돌로 큰 인기를 누린 그는 결혼 후 육아 예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2018년 도박 논란으로 추락의 시간을 겪었다.

그로부터 약 7년, 슈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인간 That's 슈'로 돌아왔다. 채널 소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요정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밥하고, 일하고, 가끔 울다 웃는 그냥 인간 슈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난 슈는 검정 모자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인터뷰 자리에 앉은 그는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부터 털어놓았다.

"저를 오래전부터 응원해주신 분들이 자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사실 저도 많이 불편했고, 대중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럼에도 다시 나서기로 했다. "주변에서 '재밌는 것들이 많이 나올 거다'라는 응원을 해줘서 용기를 냈어요."

첫 영상에서 그는 오랫동안 궁금증을 낳았던 남편 임효성과의 이혼설·별거설을 직접 밝혔다. "서류상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별거 중." 유튜브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아니요, 전혀요. 물론 대중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결국 저를 가장 잘 아는 건 저 자신이잖아요. 어릴 때부터 늘 대중 앞에 비춰 살아왔던 터라, 지금은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과거 도박 논란의 그림자는 여전히 그를 따라다닌다. 그 이야기를 꺼내자 슈는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냥 살고 싶지가 않았어요. 시간이 흐르는 게 무서울 정도였죠. 저는 의외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이 오나' 하며 남 탓도 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더 싫어서…결국 더 열심히 이 악물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는 극단적인 순간까지 갔던 기억도 숨기지 않았다. "제가 한두 번 정도 위험한…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떠올랐아요. 엄마로서 너무 미안했고, 또 창피했어요. 그래서 '너희가 있어서 엄마가…'" 슈는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잠시 뒤 목을 가다듬으며 이어갔다. "아이 셋 덕분에 기쁨도 세 배지만 책임감도 세 배예요. 혼자였다면 못 이겨냈을 거예요."

15살 아들과 12살 쌍둥이 딸은 그에게 여전히 든든한 버팀목이다. 슈는 "지나가다 핸드폰 가게 아저씨가 '아이들이 인사를 너무 잘한다'고 얘기해주면 잘 크고 있구나 싶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저도 아이들에게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S.E.S. (사진=유튜브 'MBCkpop' 캡처) 2025.09.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E.S. (사진=유튜브 'MBCkpop' 캡처) 2025.09.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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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S.E.S. 노래를 아느냐 묻자 웃었다. "에스파 친구들이 리메이크한 '드림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듣더라고요. '그거 원래 엄마 노래야' 했더니 원곡은 별로라던데요? 에스파 버전이 더 와닿나 봐요."

S.E.S. 멤버와의 관계는? "유튜브 보고 연락이 왔어요. 일 얘기는 거의 안 하고 '어디 물건 세일하더라' 같은 엄마들 수다죠." 재결합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더 늦기 전에 다시 뭉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세대 아이돌로서 후배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요즘 아이돌 친구들 보면 우리 때보다 더 힘들겠다, 더 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게 너무 빠르고 잊히기도 쉬운 세상이잖아요. 학창 시절도 없이 경쟁해야 하는 어린 친구들의 마음이 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의 말에는 과거 자신의 그림자가 겹쳐졌다. "저희 때도 자유가 없었어요. 연습실, 집, 방송국이 전부였죠. '동대문 시장 가서 떡볶이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게 소원이었으니까요. 늘 사람들의 시선 속에 갇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니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공황장애가 오기도 했어요."

인터뷰 도중 그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다. 화려함을 내려놓은 슈는 소박한 행복을 즐긴다.

"혼자 노래방 가는 걸 좋아해요. 코인 노래방 말고, '몇 분이세요?' 하고 묻는 옛날 노래방이요." 그의 18번은 '마법의 성'이다. "어릴 때 들어도, 어른이 되어 들어도 희망을 주는 노래잖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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