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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날…홍콩 화재서 갓난아기 구한 가사도우미

등록 2025.12.04 15:47:25수정 2025.12.04 16: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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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초대형 화재 참사 현장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탈출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로도라 알카라즈(27). 2025.12.04.(사진=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 초대형 화재 참사 현장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탈출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로도라 알카라즈(27). 2025.12.04.(사진=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민아 인턴 기자 = 홍콩에서 최소 159명의 사망자를 낸 초대형 화재 참사 현장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품에 안고 탈출한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 로도라 알카라즈(27)는 지난달 25일 홍콩에 입국해 타이포 지역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고국의 10대 남동생 학비를 마련하고 다섯 살 난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홍콩행을 선택했다.

그러나 26일, 일을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최악의 대형 화재가 아파트를 덮쳐 집주인과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

알카라즈는 젖은 담요로 아기를 감싸 안고 탈출을 시도해 결국 아기의 생명을 구하는 데 성공했고, 덕분에 아기에게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알카라즈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구조돼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그녀는 목 부위 손상이 심해 정상적인 발음이 어렵고, 음식을 삼키는 데도 큰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화재 연기가 목 안을 독처럼 태우며 내려갔다”고 전했으며, 이에 알카라즈와 함께 있던 집주인 여성 역시 위중한 상태로 추정된다.

그의 동생은 "누나는 가족의 학비를 벌기 위해 과거 카타르에서도 몇 년간 일했다"며 누나의 희생정신을 전했으며, 사연이 전해지자 홍콩은 물론 필리핀 현지에서도 '영웅'으로 불리며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홍콩 당국은 이번 화재로 숨진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에게 약 80만 홍콩달러(약 1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 대규모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3일 기준 159명이며, 이 가운데 외국인 가사도우미 10명의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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