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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400개 가맹점 생사 달렸다" 맘스터치 닭 수급 안정화 '1등 공신' 이형태 원가관리부문장

등록 2025.12.19 06:00:00수정 2025.12.19 0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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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닭 AI 파동 당시 계육 수급 문제 해결

직접 태국 업체 찾아가 계육 물량 따내

맘스터치 글로벌 확장 발맞춰 공급망 재구성

말레이시아 업체와 '할랄 소스' 개발 협력도

"전 세계 어디서든 한국과 같은 제품 공급해야"

[서울=뉴시스] 이형태 맘스터치 원가관리부문장(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형태 맘스터치 원가관리부문장(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지난 5월, 국내 치킨업계는 한동안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직면했다.

주요 계육 수급처인 브라질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며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순살치킨을 주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들은 잇따라 판매를 중단하거나, 다른 부위로 대체 제공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맘스터치는 주요 메뉴 판매를 유지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계육 공급선을 빠르게 재편하며 수급 안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당시 계육 수급 대응의 중심에 섰던 이형태 맘스터치 원가관리부문장(이사)을 직접 만나 자세한 뒷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맘스터치 본사에서 만난 이 부문장은 "가장 벼랑 끝에 서서 딜(거래)을 한다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돌이켜보면 엄청 큰 경험이 됐던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부문장은 "계육 패티가 핵심인 맘스터치에 브라질산 닭 파동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며 "브라질에서 AI가 발생하는 것은 머릿속으로만 상정하던 최악의 시나리오였고,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준비해온 대응 프로토콜이 실제로 작동할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1400개가 넘는 가맹점 운영이 걸린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님께 '목숨 걸고 해결하겠다'고 말씀드린 뒤 계육 공급처를 찾아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말했다.

국내 치킨업체 대부분은 브라질산 계육 의존도가 높다. 브라질 공급로가 막히면 대체 가능한 공급국은 사실상 태국이 유일하다.

이에 맘스터치 외에도 당시 많은 업체들이 태국에서 공급처를 찾고 있었으나, 맘스터치는 평소 태국산 계육을 일부 사용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이 부문장은 "당시 전 세계적으로 계육 수급난이 겹치면서 모든 나라가 태국으로 몰려든 상황이었다"며 "미팅을 앞두고 태국 공급 업체 수출담당자를 설득하기 위해 거울 앞에서 정장을 차려입고 파트너십에 대한 비전을 실수 없이 소개하기 위해 수없이 연습했다"고 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태국 업체는 일본으로 수출 예정이던 물량 일부를 한국으로 돌리는 데 동의했다.

그는 "덕분에 태국산 계육 비중을 10% 수준에서 일시적으로 50~60%까지 늘리며 공급 절벽을 넘길 수 있었다"며 "운이 따랐던 측면도 있지만, 평소 '만에 하나'를 대비해 태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왔고 위기 상황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신뢰와 미래 가치를 제시한 점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이형태 맘스터치 원가관리부문장(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형태 맘스터치 원가관리부문장(사진=맘스터치앤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브라질 AI 파동 이후 계육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맘스터치는 가격 부담을 가맹점주나 소비자에게 즉각 전가하지 않고 본사가 일정 부분을 감내하고 있다.

이 부문장은 "글로벌 계육 가격은 당분간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는 소비자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글로벌 납품업체와의 장기 파트너십 유지, 규모의 경쟁력을 활용한 구매단가 절감, 주요 원재료 가격 조율 등을 통해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육 수급이 안정 국면에 접어든 현재, 그의 시선은 맘스터치의 글로벌 확장에 맞춰 있다.

맘스터치는 일본 직진출을 시작으로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중동 등 할랄 음식이 주류인 지역 진출을 염두에 두고 공급망 재정비에도 나섰다.

이 부문장은 "글로벌 확장에 맞춰 생산기지에 변화를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와 협력해 할랄 소스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확실성 등 외부 환경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그는 "현재 글로벌 공급망 환경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조달과 균일한 품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해외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회사 기조에 맞춰,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든 한국과 동일한 맘스터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맹점주들이 재료 수급 걱정 없이 안심하고 매장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 부문장은 "저희(본사)는 가맹점주분들이 사업이 잘 되고 이익이 나야지만 회사가 좋아지기 때문에 항상 가맹점주분들의 이익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며 "가맹점주분이 발주 넣었던 수량을 맞추지 못한다면 실패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일하고 있으니, 점주분들도 안정감을 갖고 가맹점 경영에 힘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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