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형 약국 확산에 소비자들 '환영'…오남용 우려도[현장]
이번달 서울에만 창고형 약국 두곳 '오픈'
소비자들 "가격 저렴…선택지 다양" 만족
전문가 "약 쌓아놓고 먹는 것 아냐" 우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의 모습. 매대에 수십 종류의 위장약이 쌓여 있다. 2026.02.17.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4/NISI20260214_0002064246_web.jpg?rnd=20260214004856)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찾은 서울 용산구의 한 창고형 약국의 모습. 매대에 수십 종류의 위장약이 쌓여 있다. 2026.0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처음에 딱 약국에 들어왔을 땐 '뭐야 약 종류가 너무 많잖아?'하고 순간 멍했어요. 그런데 찾는 약을 직원에게 물어보니 약사를 데려와 설명해 주더라고요. 처음 온 건데 만족스럽습니다."
1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넓은 매장에 약이나 건강식품을 대량으로 진열해 판매하는 창고형 약국이 최근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 약국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선택권이 넓어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창고형 약국은 대형 공간에 의약·건강·뷰티 등 품목을 한데 모아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며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한 약국 운영 모델이다.
서울에서는 이달에만 두 곳의 창고형 약국이 새로 개점했다. 지난 2일에는 금천구의 한 대형마트에, 7일에는 용산구 전자상가 내에 각 창고형 약국이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에서 창고형 약국이 처음 문을 연 이후 점차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오후께 찾은 용산의 한 창고형 약국의 모습은 약국보다는 마트에 가까워 보였다. 점포 내부가 한눈에 담기지 않아 물건을 다 둘러보려면 가게 내부를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했다. 매장 크기는 약 2600㎡(800평)에 달한다고 한다.
매장에는 위장약, 감기약 같은 의약품뿐만 아니라 종합비타민, 밀크티슬 같은 영양제 등이 종류별로 구분돼 있었다. 매대마다 약들이 종류별로 수십개씩 쌓여 있었고, 인기가 많은 한 어린이용 소화제는 매진돼 있기도 했다.
손님들은 쇼핑카트에 상비약이나,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쌓아두고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성별 구분 없이 연령대는 다양했다. 같은 상가에서 근무하다 잠깐 짬을 내 온 이들도 있었다. 매대 앞에서 손님이 고민하고 있으면 어느새 직원이 약사를 데려와 약의 효능을 설명해 줬다.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창고형 약국에서 만난 김모(62)씨가 자신이 구매한 약들을 보여주고 있다. 2026.02.17. victor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4/NISI20260214_0002064375_web.jpg?rnd=20260214133644)
[서울=뉴시스] 이태성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창고형 약국에서 만난 김모(62)씨가 자신이 구매한 약들을 보여주고 있다. 2026.0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만난 손님들 대부분은 약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저렴한 것을 체감한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왔다는 양경호(51)씨는 "평소 종로5가에 있는 ○○약국을 자주 간다. 3만3천원 정도 하는 약인데 여기서는 3만원에 샀다"며 "일반 약국은 약사가 물건을 주면 끝인데, 여기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모(62)씨는 "평소에도 동네에 저렴한 약국을 한 곳 찾아두고 다니는데, 그곳보다 몇 개는 저렴하고 몇 개는 비슷하다. 평균적으로는 더 싸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명절을 앞두고 상비약과 건강기능식품 등 총 13만원어치를 구매했다고 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선택지 측면에서 소비자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지만, 의료계에선 약물 오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리다매식으로 약을 많이, 쉽게 구매하게 하는 구조가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소비자의 선택권도 물론 중요하지만, 약이라는 건 질병 치료, 건강 증진이라는 공공재적 특성을 갖기도 한다"며 "약이 무분별하게 남용되거나, 폐의약품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창고형 약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정혜선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는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니 한 번 구매할 때 여유분을 많이 구매하게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약은 자주 쓰는 게 아니고 유효기간이 있어서 그때그때 바로 소비할 정도만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같은 목적의 약이라 할지라도 각각의 약마다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약을 구매하기 전 꼭 전문가와 상의하라고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혈압약이든 관절약이든, 큰 기능은 같더라도 약마다 성분과 함량이 다른 게 중요한 점"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사람마다 받는 영향이 다르고, 이건 일반인이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같은 해열제라도 조금씩 성분이 다르고, 일반인이 약마다 다른 정확한 효능과 부작용을 다 알 수는 없다"며 "약 성분을 자세히 확인하고 반드시 전문가에게 물어본 다음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해 10월 4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광주 1호 창고형 약국에서 한 시민이 건강기능식품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2026.02.17.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04/NISI20251004_0001961491_web.jpg?rnd=20251004114148)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지난해 10월 4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광주 1호 창고형 약국에서 한 시민이 건강기능식품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2026.02.1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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