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려 가마터 다시 묻히나…'이전보존' 필요성 부각
탐라 후기 기와 장인 유입·자체생산 흔적
'기록보존' 무게…이르면 이달 말 결론
"고려 유적 희소성 고려 이전보존 필요"
![[제주=뉴시스]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왓가마터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재단법인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5.08.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02130862_web.jpg?rnd=20260508172548)
[제주=뉴시스]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왓가마터에서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재단법인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026.05.08. [email protected]
14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일영문화유산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화북동 도로개설사업 부지에서 발견된 기왓가마터와 관련해 국가유산청에 전문가 자문 의견서가 제출됐으며 현재 기록보존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가마터는 제주에서 고려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기와 생산 유적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사례다. 발굴 과정에서는 12세기 청자와 어골문(물고기 뼈 무늬) 기와,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등이 출토됐다.
특히 연판문 막새는 고려시대 축조된 항파두리 내성지 출토 유물과 유사한 문양으로 조사되면서 고려시대 제주 자체 기와 생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핵심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해당 유적은 도로개설 예정 부지 한가운데 위치해 있어 현실적으로 노선 변경이나 사업 중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발굴조사를 담당한 박근태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은 "도로를 우회한다고 해도 주변 반경 100~150m 안에 또 다른 가마터가 분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우회 노선을 잡더라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적으로는 VR영상과 3D스캔 등을 통한 기록보존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출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고려시대 축조된 항파두리 내성지에서 출토된 막새와 동일한 문양이다. 2026.05.08. noteds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02130860_web.jpg?rnd=20260508172452)
[제주=뉴시스] 김수환 기자 = 제주시 화북동 일원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가마터에서 출토된 연판문(연꽃무늬) 막새. 고려시대 축조된 항파두리 내성지에서 출토된 막새와 동일한 문양이다. 2026.05.08. [email protected]
특히 2024년 2월 법 개정으로 현지보존 또는 이전보존 결정 시 보존조치 이행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이전보존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영준 제주대학교 교수는 "현장보존은 도로의 공공성과 향후 관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고려 가마터 자체의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를 감안하면 기록만 남기고 묻어버리기에는 아쉬움이 큰 유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화도나 임진강을 제외하면 고려 유적 대부분이 북한 지역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제주는 국내에서 고려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공간"이라며 "이번 가마터는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당시 제주에 기와 장인과 대규모 사찰 문화가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탐라 후기에 고려 불교문화와 함께 기와 제작 기술 및 장인 집단이 제주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보존 후보지로는 항파두리 유적지 인근 공터를 제시했다.
![[제주=뉴시스] 유적지 이전보존 사례 중 하나인 충남 아산 대흥리 선사유적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1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2/NISI20260512_0002133133_web.jpg?rnd=20260512130617)
[제주=뉴시스] 유적지 이전보존 사례 중 하나인 충남 아산 대흥리 선사유적공원.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6.05.12. [email protected]
실제 항파두리 유적지는 국가사적으로 지정돼 관리 인력과 문화재 돌봄 체계가 운영되고 있어 장기적인 유지·관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개발행위 이전에 이뤄지는 구제발굴 절차에 따라 진행된 사례"라며 "현재는 조사기관과 발굴허가권자가 국가유산청에 결과를 제출하고 보존조치를 기다리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이 추가 전문가 검토를 요구해 자문회의도 두 차례 진행됐다"며 "고려시대 가마터로서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 필요성 여부는 국가유산청 위원회와 관련 절차를 통해 최종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가유산청은 전문가 자문 의견과 기록화 결과 등을 토대로 최종 보존 방식을 검토 중이며 이달 말 또는 6월 초께 결과를 통보할 전망이다.
매장유산법은 보존조치를 지시받은 사업자뿐 아니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인 제주지사도 국가유산청장에게 매장유산 보존 방법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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