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철학은 지적장애를 어떻게 보아왔는가…'지적장애의 얼굴들'
![[서울=뉴시스] 리시아 칼슨 '지적장애의 얼굴들' (사진=심심 제공)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1/NISI20260511_0002132534_web.jpg?rnd=20260511181919)
[서울=뉴시스] 리시아 칼슨 '지적장애의 얼굴들' (사진=심심 제공) 2026.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다른 철학자에게 지적장애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면 꽤 자주 '혹시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
신간 '지적장애의 얼굴들'(심심)의 저자이자 미국 프로비던스칼리지 철학과 교수 리시아 칼슨은 지적장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가족 중에 지적장애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전제에서 불쾌감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칼슨이 학부생 시절 '철학자는 이들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호기심은 점차 철학의 주변부를 파고들었다.
플라톤, 로크, 칸트 등 이전 철학자들은 지적장애에 대해 "상대적인 침묵 혹은 그보다 더 심한 언급"을 남겨왔다.
여기에는 어떤 '불편한 믿음'이 있었다.
이를테면, 지적장애인은 인격체가 아니며, 오직 비장애인 가족 구성원과 관계를 통해서만 존중과 정의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지적장애는 우리와 무관해 철학의 주변부인 게 당연하다는 것, 지적장애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은 도덕적 성찰에 필요한 거리감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 등이다.
책이 세상에 나온 이후에 철학 내외부를 포함해 세상에는 장애가 더 드러나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칼슨은 "지적장애는 여전히 철학 담론 안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고 말한다.
장애인권리운동과 1990년 미국 장애인법 제정은 하나의 변곡점이 됐다. 장애학이 대두함에 따라 장애를 치료 대상으로 보는 '의료 모델'이 장애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사회적 모델'로 대체된다.
이는 부모 중심의 권익운동과 탈시설 운동 등에서 자기옹호운동으로 이어진 사회·정치적 변화의 흐름과 결을 같이 한다.
지적장애 역시 개인이 지닌 절대적 특성에서 제한된 지적 기능을 가진 개인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장애 이론가와 철학자는 지적장애가 여전히 생의학 및 유전학적 담론에 깊이 뿌리를 둔 범주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칼슨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적장애의 기반이 되는 근본적 손상은 과연 무엇인가?" 정신지체 혹은 지적장애는 그 광범위한 범주 탓에 어떻게 발생하는지 일관되고 통일된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어렵다.
신간은 푸코의 비판적 존재론을 충실히 반영하는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지적장애가 다양한 얼굴로 지식의 객체로서 형성된 방식을 고찰한다." 2부는 이를 토대로 현대 철학 담론 속 지적장애를 추적한다. 권위의 얼굴, 짐승의 얼굴, 고통의 얼굴, 거울의 얼굴이다.
일련의 작업을 토대로 칼슨은 지적장애에 대한 철학적 태도 재고를 요청하고, 지적장애인을 "좀 더 온전한 인간 주체"로 그려나가자고 청한다.
출판사는 신간에 대해 "지적장애인을 '결여된 존재' '비시민적 존재'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온 시선들을 철학적으로 고찰한다"며 "이어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윤리적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진정한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나는 이 작업이 좀 더 포용적인 철학적 대화를 열기 위한 서문이자 요구라 생각한다."(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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