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경고…"이란, 언제든 호르무즈 봉쇄 가능"
해협 통제력 입증…"핵보다 강한 협상 카드"
협상 결렬 시 후티 통한 추가 압박 가능성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01342580_web.jpg?rnd=20260617032715)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16일(현지 시간) CNN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번 분쟁 과정에서 이란이 단순한 위협 수준을 넘어 실제로 국제 에너지 수송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복수의 정보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기본 합의서 서명을 앞두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이란이 향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협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 소식통은 CNN에 "사실상 해협 통제권 일부를 이란에 넘긴 셈이며 이는 어떤 핵무기보다 강력한 무기"라며 "이번 전쟁이 테헤란의 전략적 사고 자체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미국 측 분석에 따르면 이란은 전쟁 기간 동안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압박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고, 이를 앞으로 비대칭 전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미국은 이후 협상을 통해 해협 재개방을 추진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이란이 여전히 상당한 협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 정부는 합의 이행 여부를 강하게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CNN에 이란이 해협 개방 유지와 합의 사항 준수를 보장하지 않으면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해상 봉쇄 완화 역시 이란의 행동에 비례해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또 다른 소식통은 이란 역시 해협 무기화 과정에서 비용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움직임이 중국과 걸프 국가들의 반발을 불렀고, 실제 장기 봉쇄는 자국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와 선박 추적 전문가들은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통행량 회복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보험료 상승과 운송 지연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정보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이란의 잔존 군사력이라고 CNN은 전했다.
정보 평가에 따르면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발사 플랫폼뿐 아니라 해협 인근에서 활동 가능한 수백 척 규모의 소형 고속정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일부 평가는 이란의 군수 생산 복구 속도가 미국 예상보다 빠르며 이미 신규 드론 생산도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이란의 추가 확전 카드다.
정보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멘 후티 반군을 활용해 홍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압박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가 동시에 흔들리면 세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은 아직 미국이나 유럽 선박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국적 또는 이스라엘 소유 선박은 여전히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식통은 "공격 대상이 이스라엘 선박을 넘어 확대될 경우 중동 정세가 다시 급격히 악화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까지 이란이 후티를 동원하지 않는 이유는 진행 중인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스스로 무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평가들은 결과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쟁 초기 이란의 해협 봉쇄 의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해협 봉쇄가 오히려 이란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했고, 중국이 이란을 압박해 봉쇄를 막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초기 군사 계획에서 해협 방어보다 이란 군사시설 타격에 우선순위를 뒀지만, 전쟁 시작 후 수일 만에 이런 계산이 틀렸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한다.
전쟁 계획에 관여한 한 소식통은 "해협 통제력을 잃는 것은 미국이 대규모 병력 동원 없이 대응하기 어려운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제네바에서 기본 합의 공식 서명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 정보당국 내부에서도 이번 합의가 장기적으로 해협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5일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합의에 나선 배경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협상력을 잃고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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