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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89% "최근 1년 내 학생 혐오·역사왜곡 표현 접해"

등록 2026.07.07 10:30:00수정 2026.07.07 11: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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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7월 2일~6일 초중고 교사·학생 조사

교사 53% "수업 중에도 혐오·역사왜곡 경험"

교사 70% "정치 중립성 의무 문제될까 우려"

학생 41% "왜 문제되는 표현인지 알려줘야"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주장(왼쪽)이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제일고 야구부 주장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7.06. leeyj2578@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주장(왼쪽)이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제일고 야구부 주장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6.07.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최근 배재고등학교가 전국 고교 야구대회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은 가운데,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실에서 혐오 표현을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특히 중학교 교사의 직접 목격 비율이 타 학교급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중학교 교사 81.7%는 학생의 혐오·차별·역사 왜곡·민주주의 부정 표현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고 초등교사는 68.4%, 고교교사는 68.5%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정치인 죽음·약자로 향하는 '혐오·차별'…교사 53% "수업 중에도 경험"

학생들의 조롱은 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정치인의 죽음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 최근 1년간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을 조롱하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접한 교사는 58.2%,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차별 표현'을 지속적으로 경험한 교사는 57.0%에 달했다. 이외에도 '세대, 직업, 계층 등에 대한 비하 표현'(50.3%), '역사적 사건을 왜곡하거나 희화화하는 표현'(45.4%), '정치·사회적 가짜뉴스나 음모론의 공유'(45.2%),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낙인찍는 표현'(43.1%),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조롱 표현'(40.0%)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 교사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은 버킷리스트로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기, 코알라 코 만지기, 부엉이 키우기를 발표했다"고 증언했고, 또 다른 교사는 "전라도에 가려면 여권 들고 가야 한다, 전라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홍어' 거리며 키득댄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이유가 계엄령하고 싶어서라는 학생이 있었고 왜 중국인에게 투표권이 있고 중국인 공무원이 있는지 등 가짜뉴스를 말하고 다닌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표현은 주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마주치지만, 수업 중이나 과제물에서도 관찰됐다. 교사의 77.3%는 '쉬는 시간·점심시간 등 학생 간 대화'를 통해 접했다고 답했고, 52.6%는 '수업 중 발언'을 통해 경험했다고 했다. '과제물 또는 발표 자료'에서 접했다는 응답도 20.8%에 달했다.

한 교사는 "미래 명함 만들기 수행평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코알라 게임, 운지 캠핑장, 서거일로 전화번호를 만들어 제출했다"고 했고, 다른 교사는 "제주도 수학여행 중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학생들이 '멸공'이라고 외치고 다녀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학교급 올라갈수록 '혐오·차별' 교육 어려워…민원·정치 중립성 위반 우려

학생들 사이 혐오·역사 왜곡·차별 표현이 팽배함에도 이를 수업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실제로 다뤘다는 교사는 각각 51.0%, 56.2%에 그쳤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지도에 어려움을 느끼고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교사도 늘었다. '수업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다뤄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나 여건상 어려웠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교사 13.6%, 중학교 교사 19.3%, 고등학교 교사 22.9%로 나타났다. 반면 '생활지도 과정에서 실제로 다룬 적이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교사 68.5%, 중학교 교사 58.1%, 고등학교 43.6%로 갈수록 낮아졌다.

교사가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사용한 학생을 지도할 때 학생들은 대개 장난이라고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난이라고 반응했다'는 교사 응답은 56.0%, '애들이 써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응답은 55.5%였으며, 11.8%는 '학생이 표현의 자유라며 반발'했다고, 15.5%는 '교사를 정치 편향으로 문제 삼았다'고 답했다. '몰랐다고 인정하고 수긍했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41.0%, 중학교 31.1%, 고등학교 21.5%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학생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거나 사과·성찰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현이 반복됐다고 답한 교사는 32.1%였다.

교사들은 혐오 표현을 접하고도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이나 학부모 민원, 외부 공격 등을 우려해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까 우려된다'는 응답이 69.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공격이 우려된다'(60.1%), '학생들이 온라인 문화의 영향으로 쉽게 반발한다'(47.0%), '학교 관리자나 교육청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45.4%)가 뒤를 이었다.

'대응 매뉴얼이나 지침이 있어 이를 숙지하고 있다'는 교사는 2.1%에 그쳤다. 54.0%는 '없다'고 답했고, 35.5%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잘 알고 있다'는 교사 역시 2.4%에 불과했다.

이번 배재고 사태의 원인으로 '온라인 혐오 콘텐츠와 커뮤니티 문화의 확산'을 꼽은 교사가 94.0%로 가장 많았고, '정치권과 언론의 혐오·조롱 언어'(74.4%), '교사의 정치 중립 의무와 민원 부담으로 인한 쟁점 교육 위축'(62.0%)이 뒤따랐다.

유사 사안이 발생할 경우 학교와 사회가 교육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교사 71.1%는 '피해자와 공동체에 대한 사과·회복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답했고, 70.8%는 '정치권과 언론의 혐오 조장 문화도 함께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에 대한 교육적 성찰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는 응답은 68.5%, '단발성 처벌보다 재발 방지 교육과 구조 개선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64.3%, '사안의 정도에 따라 징계 등 제도적 조치도 필요하다'는 시각은 60.2%를 차지했다.

'학교생활 규정에 혐오 표현 금지와 교육적 조치 근거를 명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55.8%, '플랫폼의 혐오·극단주의 콘텐츠 추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49.9%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부와 교육부가 가장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은 61.9%, 'SNS·동영상 플랫폼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40.4%였다.

한 교사는 "극우 플랫폼 확산에 따른 역사 왜곡과 민주주의 훼손 및 가짜뉴스 그리고 편 가르기 및 혐오표현 확산에 따른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감 있는 프로그램적 제재와 관련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6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을 향해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6. photo@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6일 오후 전남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을 향해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7.06. [email protected]


배재고 사태 반복 막으려면…학생 41% "왜 문제인지 알려주는 교육 必"

학생들 역시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교조가 같은 기간 전국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40.8%는 이번 배재고 조롱 응원과 유사한 사안이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왜 문제가 되는 표현인지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온라인에서 혐오·조롱 콘텐츠가 퍼지지 않게 막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2.4%였다.

학생들은 주로 유튜브(53.1%), 인스타그램(51.6%), 틱톡(33.6%)에서 혐오 콘텐츠를 접한다고 했다. 학교 친구들과의 대화(19.9%), 게임채팅(13.7%), 온라인 커뮤니티(11.6%)가 뒤를 이었다.

혐오·차별·조롱 표현을 접한 학생 절반 이상은 불쾌함을 느꼈지만, 바로잡기보다 그냥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표현을 접한 학생들의 50.9%는 '불쾌했다'고 답했고, 38.5%는 '누군가 상처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별생각 없이 넘겼다'는 응답도 36.5%에 달했다.

친구가 혐오·차별·조롱 표현을 쓸 때 '하지 말라고 대응했다'는 응답은 38.3%에 그쳤다. 학생43.4%는 '불편하지만 그냥 넘어간다'고 답했고, 15.2%는 '무슨 뜻인지 몰라 반응하지 못했다'고, 14.9%는 '같이 웃거나 장난으로 넘겼다'고 답했다.

전교조는 "현재 학교 현장의 혐오·역사 왜곡 확산 현상은 일부 학생의 개인적 일탈이나 교사 개인의 역량 부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이 문제는 교육계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인권과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혐오 현상에 맞서 정당한 쟁점 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권리와 제도적 보호 장치(학칙 명문화, 대응 매뉴얼 등)가 보장돼야 하며 학교 밖에서는 정부와 국회, 플랫폼 기업이 차별금지법 제정, 알고리즘 규제, 혐오 표현 제재 등에 나서는 범국가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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