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왜 30년 만에 엔화 방어 나섰나…속내는 '국채시장 안정'
등록 2026.08.03 14:35:40수정 2026.08.03 15:18:23
전문가 "日 국채 아닌 美 국채시장 안정이 핵심"
FIMA 레포 활용도 주목…"국채 매각 없이 달러 조달"
![[도쿄=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4엔 육박하며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엔화를 매입하는 외화시장 개입에 나섰다. 2014년 11월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에 미국과 일본 국기가 놓여 있다. 2016.08.03.](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02202638_web.jpg?rnd=20260803100901)
[도쿄=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4엔 육박하며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엔화를 매입하는 외화시장 개입에 나섰다. 2014년 11월6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업체에서 달러·엔 환율이 표시된 전광판 앞에 미국과 일본 국기가 놓여 있다. 2016.08.0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이 약 30년 만에 일본과 손잡고 엔화 방어에 나선 배경에는 단순한 환율 안정뿐 아니라 미국 국채시장 보호와 미·일 공조 강화 등 복합적인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4엔 육박하며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자 미국과 일본은 공동으로 엔화를 매입하는 외화시장 개입에 나섰다.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 방어에 나선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며, 양국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요 7개국(G7) 공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공동 개입에 참여한 가장 큰 이유로 미국 국채 시장 보호를 꼽는다. 일본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국가다. 일본이 단독으로 엔화 방어에 나설 경우 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할 수 있고, 이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IMA 레포 제도'를 적극 확용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해외 중앙은행이 미 국채를 팔지 않고도 이를 담보로 달러를 빌릴 수 있는 장치다. 일본 재무성도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FIMA 레포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스 루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공동 개입에는 자기 보호 성격도 있다"며 "일본의 재정 확대 정책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면 미국 국채시장과 달러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수석 매크로 전략가는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실제 개입보다 일본이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 개입이 환율뿐 아니라 경제·외교적 이해관계도 반영한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08.03.](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21381398_web.jpg?rnd=20260729144302)
[서울=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 개입이 환율뿐 아니라 경제·외교적 이해관계도 반영한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08.03.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 개입이 환율뿐 아니라 경제·외교적 이해관계도 반영한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은 그동안 엔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왔다. 약세 엔화는 일본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만큼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개입은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스퍼 콜 모넥스 전문이사는 "이번 공동 개입은 미·일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본이 도움을 요청하면 미국이 지원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중국에도 미·일 공조를 보여주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재무부와 연준까지 공동 개입에 참여한 만큼 시장에 "필요하면 다시 개입할 수 있다"는 강한 신호를 줬다는 점에서 효과가 이전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의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달러 대신 유로를 매도해 엔화를 매입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여전히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 약세를 근본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개입이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를 이끌려면 결국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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