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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 평화구상 흔들…이스라엘·하마스 무장해제 이견

등록 2026.08.06 15:06:53수정 2026.08.06 15:28:24

이스라엘 "하마스 완전 무장해제 전 철수 없다"

하마스, 전면 무장해제 거부…이스라엘 공습 지속

중재자 "힘든 단계 시작"…트럼프 재압박 필요성 제기

[데이르알발라=AP/뉴시스]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08.01.

[데이르알발라=AP/뉴시스]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08.01.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 로드맵이 발표 엿새 만에 흔들리고 있다.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 순서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도 이어지면서 휴전 이후 평화 정착을 위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전후 전환을 감독하기 위해 설립한 평화위원회는 지난달 30일 15개 항의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철수, 가자지구 통치권 이양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계획의 구체적인 이행 조건을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일 "이스라엘이 해당 계획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 해제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에서 "그들이 우리에게 초안을 보냈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우리가 작성한 초안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한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일에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고위대표인 니콜라이 믈라데노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합의에 따라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중재자들의 압박 속에 가자지구 내 공격에 대한 승인 절차를 강화하며 군사행동을 일부 제한하고 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가자지구에서의 표적 살해 작전은 이제 하위 지휘관이 아닌 군 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에는 이스라엘군이 계속 대응할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내 강경파 의원들도 협상 조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하마스의 무기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는 방안 등을 문제 삼으며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재자들은 이스라엘의 우려를 반영해 협상 조건을 일부 조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하마스와의 입장 차이가 오히려 커졌다.

평화위원회는 믈라데노프와 네타냐후 총리의 회담 이후 이른바 '옐로우 라인'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는 시점은 하마스의 경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의 폐기가 완료된 이후라고 명확히 했다. 그러나 이는 하마스가 이해해온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 철수의 순서와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자들의 압박 속에 로드맵을 수용한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완전한 무장 해제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 합의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양측의 깊은 불신도 협상의 걸림돌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실질적인 무장 해제에 나설 의지가 없다고 의심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거나 하마스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고위 간부를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하마스 무장 해제 협상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가자지구 내부 상황도 무장 해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와 지역 무장 부족들의 압박을 받고 있어 소형 무기까지 포기할 경우 내부적으로 영향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자들 역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장 해제 절차를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이스라엘군 철수가 먼저 이뤄질 경우 하마스가 다시 무장할 수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측의 우려다.

지난달 하마스는 칼릴 알 하야를 새 지도자로 임명했다. 중재자들은 하야가 2023년 10월 7일 공격을 주도한 뒤 2024년 사망한 전임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보다 실용적인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야 역시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정치적 미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정치적 입장도 타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적 철수나 하마스와의 타협은 그의 핵심 우파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통제하는 지역은 10월 휴전 협정 당시 전체의 약 53%에서 현재 약 70%까지 확대됐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까지 이어지면서 전쟁 종식과 재건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중재자들은 협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북아일랜드에서 활용됐던 비무장화 방식처럼 무기를 즉시 모두 폐기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 배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면적인 군축보다 현실적이고 하마스에도 덜 굴욕적인 방식이라는 판단에서다.

믈라데노프는 지난 3일 "이제 힘든 단계가 시작됐고, 나는 그 사실을 부인한 적이 없다"며 "힘든 과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재자들은 양측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합의를 유지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강한 압박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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