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잦아진 '잔지진' 10년째…한반도 지진 '뉴노멀' 생겼나

등록 2026.08.28 06:30:00수정 2026.08.28 06:36:24

2016년 경주·포항 지진 후 8년 평균 86.3회

"해남서 400여차례"…26일에도 이어져

지질硏·연세대 "응력 불균형·유체가 원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대형 지진의 계기가 됐던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국내 지진 활동은 10년째 그 이전보다 활발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상청이 2023년 11월 30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의 지진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2023.11.3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대형 지진의 계기가 됐던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국내 지진 활동은 10년째 그 이전보다 활발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기상청이 2023년 11월 30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4.0의 지진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 2023.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대형 지진의 계기가 됐던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국내 지진 활동은 10년째 그 이전보다 활발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전남 해남에서는 열흘 새 지진 71차례가 몰리며 정부가 위기경보를 상향했고, 26일에도 지진이 추가로 발생해 아직 진행 중이다.

국민이 몸으로 느끼기 어려운 '잔지진'이 반복되는 게 이제 한반도의 새로운 기준선, '뉴노멀'이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주·포항 지진 후 10년…'새 기준선' 생겨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 지진(규모 2.0 이상) 발생 횟수는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이후 10년째 그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6년간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는 48.1회였지만, 2016~2017년 두 강진과 잇단 여진으로 각각 252회, 223회까지 치솟은 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간 평균은 86.3회로, 급증 이전보다 오히려 1.8배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특히 국민이 몸으로 흔들림을 느낀 체감지진에서 이런 흐름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2000~2015년 연평균 체감지진은 7.9회에 그쳤지만, 경주·포항 지진 여파가 걷힌 2018년 이후 8년간 평균은 17.5회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체감지진이 16회 발생해 2000년대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규모 3.0 이상 지진은 2000~2015년 평균 9.0회에서 2018~2025년 평균 8.0회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크게 느껴지지 않는 '잔지진'이 잦아진 게 최근 10년의 특징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해남에서 확인된 '뉴노멀'…"미소지진 포함 400여 차례"

최근에 이런 흐름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현장이 해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6일 오후 5시까지 해남군 서북서쪽 일대에서 관측된 지진은 총 83회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4월26일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이어졌던 76회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 23일 오전 6시43분에는 규모 3.1 지진이 발생해 올해 한반도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을 기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하부 지각 지진 관측이 과거에는 거의 없었다"며 "미소지진을 포함하면 8월14일부터 지금(27일)까지 저희가 확인한 것만 400여 차례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해남 일대가 워낙 조용한 지역이고 밤에도 계속 발생하다 보니, 민감한 사람들은 늘 땅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이번 3.1 지진을 분석해보면 2020년 활성화됐던 단층의 오른쪽 부분이 새로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6년 전과 유사한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전문가와 회의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20년과 이번 지진이 모두 길이 약 500m, 폭 약 300m의 좁은 구역에서 발생했고, 두 시기의 진앙 분포가 약간의 간격을 두고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두 구역 사이에서 23일 규모 3.1 지진이 발생한 결과, 대부분의 응력이 해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규모 3.1 지진 이후 지진 횟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2020년에도 최대 규모 지진 이후 활동이 점차 저조해졌던 전례에 비춰, 기상청은 이번 지진활동도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령해역(2013년 6~9월, 159회, 최대 규모 3.5)과 백령도(2019년 4~10월, 102회, 최대 규모 2.7)에서도 이번처럼 연속지진이 발생했지만 큰 지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센터장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소강상태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 기상청 전문가 회의 결론과 궤를 같이한다.

왜 계속되나…"동일본대지진발" vs "유체가 파괴 돕는다"

전문가들의 원인 설명은 결이 조금씩 달랐다. 홍 교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지각 변형을 근본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한반도가 일본 열도 쪽으로 끌려가는 점탄성 운동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 끌림 정도가 지역마다 달라 응력 불균형이 생긴다"며 "그 불균형이 큰 지역 위주로 하부 지각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고, 해남이 특히 두드러지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탄성 운동은 이론상 40년가량 지속되는데, 지진 발생 15년째인 지금 앞으로 25년은 더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정호 센터장은 해남 지역 남쪽의 열수광산을 근거로 들며 "땅속에서 뜨거운 물이 흐르는 지질 환경에서는 유체가 단층 파괴를 돕는 역할을 한다"며 "미소지진이 잦고 서서히 증가하는 현상이 유체가 작용할 때 나타나는 특징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발생한 인천 백령도 해역 지진에 대해 두 전문가 모두 해남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고 봤다.

국내 지진 활동이 실제로 늘고 있느냐는 질문에 박정호 센터장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숫자상으로 뚜렷하게 활동이 증가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최근 태평양 벨트를 따라 지진 피해가 보고되면서 지진이 가까이 온 것처럼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