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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엔 수장 후보군, 트럼프 눈치보기 경쟁"…'구테흐스 연임'도 거론

등록 2026.09.22 12:36:43수정 2026.09.22 14:42:25

美 "유엔 전면 개혁하라"…후보들 '트럼프 달래기'

中·러도 거부권 보유…통과 유력 후보 아직 없어

[유엔본부= AP/뉴시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주요 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은 4월 1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모습. 2026. 09. 22.

[유엔본부= AP/뉴시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주요 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사진은 4월 1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모습. 2026. 09. 22.


[서울=뉴시스]권혜인 수습 기자 =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주요 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보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폴리티코는 21일(현지 시간) '차기 사무총장 경쟁의 최우선 과제는 트럼프 달래기' 제하의 기사에서 "현재까지 7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이들은 백악관을 의식한 행보를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유엔 최대 재정 기여국이자 거부권을 보유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일단 미국 지지를 확보해야 선출 가능성이 생긴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번 사무총장직은 대륙간 순회 관례에 따라 아메리카 차례로, 트럼프 행정부 영향력이 강하게 미치는 남미 각국 인사들이 핵심 후보군에 포함된 상황이다.

선두권 주자로 분류되는 레베카 그린스판 전 코스타리카 부통령은 18일 이코노미스트지 기고문에서 "모든 비판이 공정한 것은 아니지만, 신뢰의 위기는 (비판이) 틀렸다고 단정짓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 압박해온 '유엔 전면 개혁' 요구에 완전히 동조하지는 않으면서도, 유엔이 국제사회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미국 압박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다.

아르헨티나 출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유엔은 대대적 변화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서서히 죽어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그로시 총장,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 주(駐)유엔 가이아나대사 등 유력 후보들도 백악관을 달라려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해석했다.

유엔 사무총장실에서 근무했던 전문가 대니얼 사프란-혼도 "개혁이 필요하고 조직 초점을 재조정하며 더 효율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100% 미국을 겨냥한 호소"라며 "트럼프가 (사무총장) 후보군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이 국제 분쟁 해결 등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미국 정책에도 비협조적이라며 전면 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유엔 정규 예산의 최대 22%에 해당하는 분담금까지 대폭 축소했다. 미국이 미납한 분담금은 40억 달러(5조4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직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지도부는 각 산하기관을 통폐합하고 출장 예산을 대폭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후임 사무총장 선출에 적극 개입하는 기류다.

국무부는 17일 "각 후보자는 유엔을 초심으로 되돌리고 우리가 요구하는 변화를 공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고,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20일 "미국은 떠나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는 분명히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아이다호)도 "고장난 조직 구조조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유엔의 성과 저조를 지적할 수 있는 적절한 후보가 지금까지는 거의 혹은 전혀 없다"고 압박했다.

다만 미국뿐 아니라 중국·러시아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보유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러시아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폴리티코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달리 유엔에서는 미국의 적대국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후보가 현재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이미 그로시 총장의 '유엔이 서서히 죽어갈 수 있다'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주장"이라며 후보 선출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기도 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안보리가 지난 18일 실시한 제3차 비공식 선호도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그린스판 전 코스타리카 부통령조차 총 15개국 중 '지지(encourage)'는 9표에 그쳤고 '반대(discourage)' 5표를 얻었다.

반대표에 상임이사국이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안보리 통과가 유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새 후보가 추가 등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오는 12월까지 상임이사국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테흐스 총장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 임기는 12월31일까지인데, 이를 1년 연장한 뒤 적임자를 새로 찾는다는 것이다.

신임 사무총장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 찬성과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5개 상임사국 전체 동의를 거쳐 선출된 후보를 유엔총회가 추인함으로써 선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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