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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서울퀴어축제 수놓은 '무지개' 물결[현장]

등록 2026.06.13 17:49:35수정 2026.06.13 17: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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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서울 퀴어퍼레이드…'다름을 연결로'

반대집회도 나란히…"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인권위 직원들 '앨라이 모임' 별도 부스 운영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올해로 27회를 맞은 서울퀴어퍼레이드가 13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리며 일대가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성소수자와 시민, 대학 동아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다양성과 인권 존중을 외쳤다.

다만 인근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퀴어문화축제 반대하는 집회도 열려 서울 도심이 찬반 목소리로 갈렸다.

'교집합: 다름을 연결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이날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 일대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무지개 깃발과 페이스페인팅, 의상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대의 의미를 나눴다.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서도 행사장은 활기를 띠었다. 참가자들은 한 손에 부채를 든 채 연신 바람을 일으켰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홍익대·경희대 등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와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 군인권센터, 정의기억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주한 네덜란드·캐나다·영국 등 14개국 대사관과 유럽연합(EU)도 부스를 마련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종교계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가톨릭 퀴어연구회, 로뎀나무그늘교회, 영광제일교회 등은 부스를 설치하고 참가자들을 맞았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외교관 모임 소속 외교관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외교관 모임 소속 외교관들이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email protected]


올해 처음 퀴어퍼레이드에 부스를 마련한 영광제일교회의 이동환(45) 목사는 "한국 교회가 그동안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해 온 측면이 있다"며 "하나님의 사랑은 차별이 없다는 사실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열리는 퀴어축제 반대집회에 대해선 "사람을 나누고 배제하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0년 전보다 반대 집회 규모도 줄었다. 조금씩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 당사자 교회인 로뎀나무그늘교회 부스에는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이 오길', '그대로 날 봐주기' 등 메시지가 적힌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어 참가자들의 바람을 전했다.

한때 '성소수자 우호 기관'으로 평가받았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식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인권위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꾸린 '앨라이 모임'으로 별도 부스를 운영하며 자리를 지켰다. 오영근·이숙진·조숙현 인권위 상임위원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부스를 운영한 최준석 인권위 성차별·성소수자 전문관은 "인권위가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것은 성소수자와 연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인권위 안에도 성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전문관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의 불참에 대해선 "우리가 보는 것은 개인 안창호나 교회 장로 안창호가 아니라 국가인권위원장 안창호"라며 "개인적인 배경이나 신념 때문에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6.13. [email protected]


짙은 아이섀도와 글리터, 과장된 속눈썹으로 꾸민 참가자들도 시선을 끌었다. 퀴어 아티스트이자 드랙퀸인 허리케인 김치도 팬들의 사진 요청에 쉴 새 없이 응했다.

허리케인 김치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해방감과 자유를 느꼈다"며 "지금도 인권과 문화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대기업과 유명 인사들이 퀴어 퍼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정치적 계산을 떠나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더 당당하게 지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축제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부터 종각역을 출발해 명동역과 을지로입구역 일대를 도는 퍼레이드 행진에 나선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3일 서울시의회 앞 도로에서 열린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위한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6.06.13.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3일 서울시의회 앞 도로에서 열린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위한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6.06.13. [email protected]


같은 시각 서울시의회 앞에는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도 열렸다.

현장 곳곳에는 '남녀의 결혼, 건강한 대한민국', '동성애·젠더 이데올로기를 반대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무대에 오른 예장합동 부총회장 정영교 목사는 "퀴어문화축제는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전통적 가족 가치와 창조 질서를 흔들고 있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성소수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박진권씨도 연단에 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선택뿐 아니라 신앙과 가치관에 따라 다른 삶을 선택하려는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며 "차별금지법이 그 가능성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예배 후 숭례문 방면으로 행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목소리를 외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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