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유도]조준호·준현 쌍둥이 형제 "앞으로는 결승에서 만나자"

2012 KRA 코리아월드컵 국제유도대회가 열린 6일 제주 한라체육관. 남자 66㎏급 동메달결정전을 앞두고 똑 닮은 두 선수가 매트에 등장하자 관계자석에서는 웃음이 흘러 나왔다. 체형은 물론 도복 뒤에 쓰인 영문 이니셜까지 똑같았다.
날카롭지 않은 눈으로는 쉽게 구분하기 힘든 두 선수는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조준호(24·한국마사회)와 그의 쌍둥이 동생 조준현(24·수원시청)이었다.
조준호와 조준현은 동메달결정전에서 격돌했다. 2연패를 노리던 조준호는 준결승에서 덜미를 잡혔고 조준현은 2회전에서 패한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왔다. 2009년 코리아컵 이후 두 번째 국제무대 맞대결이었다.
기선 제압은 조준호의 몫이었다. 조준호는 경기 시작 18초 만에 지도를 이끌어냈다. 동생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조준현은 3분16초를 남기고 형의 지도로 균형을 맞췄다.
희비는 2분 만에 엇갈렸다. 결과는 동생 조준현의 승리. 조준현은 시원한 발목대돌리기 한판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경기 후 조준호는 조준현에게 다가가 축하의 말을 건넸다. 조준현은 동메달의 기쁨보다는 형 몸 상태에 신경이 쓰이는 듯 했다.
조준현은 "형의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부상에서 완치가 안 돼 실력 발휘를 못했다. 형을 잘 좀 포장해달라"며 자신을 낮췄다.
현재 조준호는 정상 컨디션과 거리가 멀다. 올림픽에서 당한 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재활에 매진해와 유도복을 입은 지 2주 밖에 되지 않았다. 게다가 동메달을 딴 뒤 여러 곳에 불려다닌터라 몸을 만들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조준호는 "아니다. 기술이 제대로 들어갔다"며 동생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3년 전 첫 번째 국제무대 맞대결 승자는 조준호였다. 당시 4강전에서 동생을 꺾은 조준호는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조준현은 동메달을 따냈다.
나란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두 선수는 앞으로 다가올 대회에서 이런 그림들이 자주 연출되기를 바랐다.
조준현은 "그때는 해피엔딩이었는데 오늘은 그냥 엔딩인 것 같다"며 동반 입상 실패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조준호는 "앞으로는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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