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이파' 조양은 2년여만에 국내 송환…혐의 부인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다 필리핀에서 붙잡힌 폭력조직 '양은이파' 전(前) 두목 조양은(64)씨가 2년6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조씨는 자신의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리핀에서 조씨의 신병을 인계 받아 29일 오전 4시15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했다.

 경찰은 오전 5시30분께 조씨를 서울 마포구 광역수사대로 압송했다. 남색 패딩 점퍼와 모자를 덮어 쓰고 포승줄에 묶인 채 광수대에 도착한 조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조씨는 44억원 사기대출 혐의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하며 "누가 나 같은 사람한테 44억원이라는 돈을 주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필리핀 현지 교민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일축했다.

 해외로 도피한 경위에 대해서도 "사건이 있어서 나간 것이 아니라 모르고 나갔고 필리핀 현지에서 카지노와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됐다"며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10년 8월11일 서울 강남에서 유흥업소 2곳을 운영하며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해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 2011년 6월께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도망쳤다.

 경찰은 조씨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경찰청 외사과를 통해 인터폴에 수배해 필리핀 이민국과 현지 경찰,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이 공조, 지난 26일 필리핀 클락 경제특별지구의 한 카지노에서 조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를 상대로 44억원 사기대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착수할 예정"이라며 "또 도피 중 필리핀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씨는 1975년 서울 최대 규모의 폭력조직 '신상사파'를 기습 공격한 '명동 사보이호텔 사건'을 주도하면서 이름을 날렸으며 1980년 폭력조직 결성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복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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