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정신건강 비상'…우울증에 대인기피까지

김씨는 "변변찮은 직업 하나 없이 사람들을 만나니 체면이 서지 않는다"며 "예전에는 흘려 넘겼던 농담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피하게 됐다. 이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평소 활발한 성격으로 모임까지 주도하던 김씨의 '잠수'는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씨의 고등학교 선배 안모(32)씨는 "얼마 전부터 식사나 술자리조차 부담된다는 소리를 하더니 공부한다는 핑계로 연락조차 잘 되지 않는다"며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를 많이 봐와서 심정은 이해된다"고 말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4월 강원지역 취업자는 73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4000명(3.3%)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간 감소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도는 여전히 전국 시·도 대비 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취업준비생이 대상인 한 설문조사에서는 취업준비생 72.9%가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주요 우울증 증상으로 '대인기피증'(46.3%)을 호소하고 있어 취업준비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취업준비로 오는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등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3월에는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30대 취업준비생이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지난 21일 부산에서는 심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던 20대 여성이 산더미같이 쓰레기가 쌓인 자신의 원룸에서 극적으로 구조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정신과 전문의 손석한 박사는 "잇따른 취업실패는 자아존중감을 현격하게 떨어트리고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시작된 대인기피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취업준비생 스스로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주변에서는(가족, 친구 등) 현실적 지적보다 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낙관주의'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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