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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대북협상 성공 포인트는 김정은 체제 안전 보장"

등록 2018.07.03 18: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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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해법 외 마땅한 군사적 옵션 없어"

"北, 핵전쟁 의도보다는 지도부 생존 모색"

페리 "대북협상 성공 포인트는 김정은 체제 안전 보장"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위해 오는 5~7일 세 번째 방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북핵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는 2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나는 왜 아직 트럼프의 대북 협상에 희망을 걸고 있나(Why I’m Still Hopeful About Trump’s North Korea Deal)’라는 글을 통해 북핵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사안 3가지를 제시했다.

페리 전 장관은 이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변화하지 않는다 ▲ 외교적 해법 이외에 마땅한 군사적 옵션은 없다 ▲ 어렵게 주어진 북한과의 협상 기회는 금방 사라질 수 있다 등 세 가지 조언을 내놓았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와 가공할 재래식 무기들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선제공격도 남한과 인근 국가들의 수백 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페리 장관의 폴리티고 기고문 요지.

 기쁨에 들뜬 순간이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할 것처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치를 종식시키는 외교적 돌파구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부채질했다.

 나는 미 국방장관과 북핵 특사로 북한의 핵 야망 문제를 수년간 다룬 사람이다. 지난 봄 나는 희망과 의구심이 뒤섞인 마음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이벤트를 지켜보았다.

 현재의 관점에서 보자면 폭넓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북미정상회담은 대형 극장 무대였다. 두 지도도자들이 서명을 한 실제 성명은 비핵화 약속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의 과거 약속과 비슷한 것이다.

 지난 주 NBC는 북한이 최근 몇 달 동안 비밀리에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 생산을 비밀리에 강화했다는 미 정보 당국자들의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 미국을 속이려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희망은 남아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다. 수십 년 동안 대치해온 북핵 문제가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TV용 돌파구를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일 자체가 매우 비현실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의 전개는 뭔가 중요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 외교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인 북한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유망한 경로로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나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하는 데는 다음 세 가지 주요 포인트들을 마음에 새겨둘 만하다.

◇ 북한의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변화하지 않는다

 최근 몇 달 간의 극적인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20년 동안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은 몇 가지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그들에게는 두 가지 우선적인 목표가 있다. 김씨 왕조의 보전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일이다. 북한의 이같은 두 가지 목표는 핵무기 보유를 통해 보다 진전을 이루었다.

 북한의 비핵화가 그들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보다 좋은 유리하다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잡하고 오랜 공을 들여야 한다. (북한 비핵화의) 공로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추정하는 것은 너무 시기상조다.

 ◇ 마땅한 군사적 옵션이 없다
 
 나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계획을 준비해 놓은 사람과 언제라도 이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 글을 쓴다. 지금은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와는 다르다. 당시 북한은 실제 핵 폭탄을 생산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20~30기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이런 핵폭탄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보다 정교한 미사일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무기들은 가공할 재래식 무기들과 함께 북한에 대한 어떠한 선제공격도 남한과 인근 국가들의 수백 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미국은 그런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 승리가 어떤 의미인지는 차치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는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런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 다른 옵션이 가까운 곳에 있다.

 마지막으로 냉전시대 독트린인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는 희망이 별로 없다.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은 북핵 저지를 위해 한국과 일본도 자체 핵무기를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했던 아이디어였다. 이는 냉전시대처럼 무자비한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다.

 ◇ 이 기회는 금방 사라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외교적 약속을 만들어 내는 데 공을 세운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는 과거 똑같은 약속이 어떻게 예기치 않게 비극적으로 사라졌는지를 직접 체험했다. 

 아마도 이런 슬픈 역사를 되돌아봄으로써 이번엔 그런 예기치 않은 기회의 상실을 피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첫 국방 장관을 역임했다. 당시 우리는 북핵 저지를 위해 군사적 공격 직전까지 갔다. 클린턴 대통령은 국방 장관 소임을 마친 나에게 북핵 문제의 장기 해법을 모색하는 팀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한반도 인근 국가들의 외교관들과 긴밀한 작업을 했다. 당시 우리는 현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원칙에 기반을 둔 결론에 도달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하지 않고, 일정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2001년 1월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는 끝이 났다. 당시 마련된 합의 사항을 공식적으로 제안도 하기 전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의 후임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외교 옵션을 포기했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전념해 이를 성공시켰다. 이제 북한은 인근 국가는 물론 미국 등의 수백만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핵무기를 갖추었다.

 이런 핵무기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서 핵전쟁을 벌일 의도를 지닌 것은 아니다. 북한 지도부는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대량 학살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런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한 그 지역에 극심한 장기적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오판과 벼랑 끝 전술 끝에 핵전쟁의 재앙에 이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처럼 공포스런 현실을 바꾸는 최선의 방책은 18년 전 기회를 잃어버리는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한과의 어떤 협상에 대한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 경제를 개선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체제 안전을 희생하면서까지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행동을 보면 최우선 목표는 체제 생존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한 희생을 감수했다.

  지난 2000년 내가 북핵 협상을 할 당시 가장 설득력 있는 제안들은 북한 정권 인정과  안전 보장이었다. 두 가지 모두 북한과의 협상에서 아주 중요한 사안들이다. 20년 전보다 넘어야 할 허들은 훨씬 높다. 당시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성공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외교적 문제는 2000년 보다 훨씬 까다롭다. 아마도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외교적 문제는 북한이 완전 비핵화에 동의할 경우 비핵화의 시점과  검증 절차가 될 것이다. 아주 복잡한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여러 달이 걸릴 것이다.그러나 미국은 구 소련과 똑같이 힘든 문제를 협상하는 데 성공했다. 긍정적인 선례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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