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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원가서 밀가루 비중 30% 수준…아직 부담 감내" 업계 하소연

등록 2023.06.25 06:00:00수정 2023.06.25 1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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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업계 하소연…"밀 제외한 원가 70% 부담 계속"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크게 오른 라면 값에 대해 "밀 가격이 내린 것에 맞춰 (라면 값도)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며 압박에 나서자 라면 제조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지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의 모습. 2023.06.2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크게 오른 라면 값에 대해 "밀 가격이 내린 것에 맞춰 (라면 값도) 적정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며 압박에 나서자 라면 제조사들이 가격 인하에 나설지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매대의 모습. 2023.06.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밀 가격 인하에 따라 라면값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라면 업계에선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에 공감한다"면서도 "실제로 라면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율은 30%대에 그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라면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나머지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높아 제품 가격을 내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각에선 "밀 가격은 낮아졌지만 밀가루 가격은 여전하다"며 "사실상 원가 부담은 전과 같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25일 한 라면 기업 관계자는 최근 라면 가격 인하 주장에 대해 "라면 한 봉지 원재료를 금액으로 봤을 때,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중반대에 불과하다"며 "팜유나 스프 등 가격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추 부총리의 주장대로 밀 가격 인하에 발맞춰 라면 가격을 내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라면 가격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이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라면 기업 관계자는 "기업마다 밀가루를 들여오는 단가가 달라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다르겠지만 30%대로 비슷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물가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데엔 공감하지만, 라면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에서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가격을 내리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밀 가격은 낮아졌지만 밀가루 가격은 여전해 사실상 원가 부담은 이전과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밀 가격은 낮아졌지만, 라면에 사용하는 건 밀가루"라며 "제분회사에서 생산하는 밀가루 가격은 비슷해 기업에서 느끼는 원가 부담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원재료인 밀 가격이 낮아져도 기업이 느끼는 부담은 여전해 라면가격을 인하할 여력이 되지 않다는 목소리다.

또 다른 식품기업 관계자는 가격 인하가 해외 진출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국내에서 가격을 인하하면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을 내려달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최근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꺾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각에선 2010년처럼 라면 가격 인하를 중심으로 다른 식품기업까지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13년 전인 2010년 당시, 라면 가격 하락을 시작으로 제빵·제과 등 식품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시기 농심은 신라면 가격을 2.7~7.1% 인하했다. 오뚜기는 6.7%, 삼양식품은 주요 제품의 가격을 2.9~6.7% 조정했다.

당시 2위 기업인 삼양이 먼저 가격을 내리고, 팔도와 1위 기업인 농심이 연달아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기업뿐만 아니라 롯데제과·크라운해태제과·파리바게뜨(SPC그룹)·뚜레쥬르(CJ푸드빌) 등도 가격 인하에 동참하면서 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갔다.

한편 가격 인하 여부가 결정되기 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농심 측은 "다양한 부분을 파악해서 다음 분기쯤 가격 인하 등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라면 기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1~2주 안에 (가격 인하 여부가) 결정 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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