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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려아연 의결권 17일 수책위서 논의…과거 '집중투표제' 결정 보니

등록 2025.01.15 14: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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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2건 모두 찬성…다른 핵심 안건은 이사회 측 손 들어

국민연금, 고려아연 의결권 17일 수책위서 논의…과거 '집중투표제' 결정 보니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국민연금의 결정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했으면서도 같은날 주총에 올라온 다른 핵심 안건들에선 이사회 측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7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 1호 안건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이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집중주표제를 우선 도입한 뒤, 최대주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이사회 진입을 막으려 계획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시 주주에게 1주당 선임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해 원하는 후보에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 주주의 권리를 제고하는 제도로 꼽힌다.

이 가운데 기업 활동과 관련한 주요 의결권 행사 방침을 결정하는 국민연금 수책위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공개매수 과정에서 주식을 대거 처분해 지분율이 7.49%(156만6561주)에서 4.51%(93만4443주)로 줄었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은 주요 주주다.

현재 영풍·MBK가 지분 40.97%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약 34%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돼 양측 지분 차이는 약 7% 정도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추측해볼 수 있는 과거 사례를 살펴본 결과, 최근 5년(2020~2024년)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 관련 안건에 모두 도입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DB하이텍 주주총회와 2021년 한진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 도입 및 채택에 찬성표를 던졌다.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주주 제안 안건들이었다.

다만 같은 주총의 다른 안건들에서 국민연금은 대체로 이사회 측에 손을 들어줬다. DB하이텍은 당시 설계사업(팹리스) 물적분할 이슈로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었는데, 주총의 핵심 안건이었던 '분할계획서 승인'에 국민연금은 찬성표를 던졌다.

2021년 한진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채택 회에도 중간배당제 도입, 전자투표제 도입 등 소수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안건들에 찬성을 던졌다. 다만 이사회 증원, 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선 주주 제안에 반대하고 이사회 안에 손을 들어줬다.

과거 사례뿐 아니라 지침상으로도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에 우호적이다.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집중투표 배제를 반대하고 도입하는 안건에 찬성한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엔 이러한 원칙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만큼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도입했을 때의 부작용이 더 큰 경우다.

실제로 글로벌 자문기관인 ISS는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며 "이번 사례에선 영풍·MBK 측이 추구하는 변화가 가져올 영향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결권 자문사들의 결정은 엇갈린 상황이다. ISS와 함께 세계 의결권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글래스루이스는 집중투표제에 찬성을 권고했으며, 국내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찬성에 손을 들었다.

또 ISS와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 측 이사후보 7인에 전원 반대하고 MBK·영풍 연합 측 후보에 일부 찬성을 권고했다. 반대로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 측 이사 후보는 일부 찬성하고 MBK·영풍 측 후보 14인에 전원 반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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