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담 中 용병, 1km 진격마다 보너스 5만 루블(86만원)”
CNN, 中 용병 러-우 양측에 참가…동기는 돈과 이념으로 달라
“전쟁 현실은 생각보다 잔혹” 한 목소리

러시아가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용병을 모집하는 동영상. "최정예 부대에 가입하라" 는 중국어 자막이 붙어있다.(출처: CNN) 2025.04.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우크라이나는 중국인이 전쟁에 용병으로 가담한 사실을 공개하고 지난 14일(현지 시간) 포로로 잡은 2명의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러시아와 중국이 중국인 용병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은 29일 용병으로 가담했던 중국인 여러 명의 사연을 소개했다.
방송은 소수지만 우크라이나측에 가담한 중국인 용병도 있었다며 사례들을 전했다. 이들은 주로 돈 때문에 러시아군에 들어간 용병과 달리 이념적인 이유가 많았다.
소셜미디어 용병 광고 보고 지원
마이클은 CNN에 자신이 인민해방군에서 복무한 뒤 2018년에 제대했으며 전선에서 다른 중국 군인들이 촬영해 올린 광고와 영상을 보고 러시아 군대 가입에 대한 열망이 불타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전문 군인으로 복무했던 사람으로서 이곳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다”며 “그저 싸우고 싶었으며 나는 그저 군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수도 있었지만 러시아로 가는 비자를 받는 것이 더 쉬웠고 2023년 11월 관광 허가를 받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어를 못해 처음 거부당한 후 악명 높은 용병 단체인 바그너에 입대해 돈바스 지역 전투에 투입되었다.
6개월 후인 2024년 5월 러시아 국방부와 1년 계약을 맺고 바흐무트로 파견됐다. 다른 외국인 용병들도 이와 유사한 계약을 맺었다.
마이클은 자신의 계약서에 월급이 20만 루블(약 346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로 1km 진격할 때마다 5만 루블의 보너스가 추가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마이클에 따르면 중국 동지들 대부분 돈 때문에 참전했다. 더우인에는 “돈이 없으면 명예도 없다”고 했다.
마이클은 자신같은 용병은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최하층 출신이라고 했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장에서 입은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마이클은 “해외 군 생활의 맛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최전선에서 잔혹한 1년을 보냈다”며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그는 ”비이성적인 중국인들에게 경고해야 한다. 이곳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세계 2위 군대라는 말은 순전히 헛소리“라며 열악한 장비, 부적절한 물류, 학대, 심각한 부패 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온라인 모집 영상은 대부분 러시아어로 되어 있지만 중국어 번역도 함께 제공되는데 한 영상에는 ”남자답지 않니? 진짜 남자답게 굴어!“라는 중국어 자막이 포함되어 있다.
2023년 7월부터 1년 동안 러시아 군대에서 근무한 또 다른 중국인 용병(37)은 CNN에 용병 월급이 중국에서 받던 돈의 약 3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교도관으로 복무했으며 마이클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것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측에서 싸우는 중국인 용병
CNN은 중국인이 1개 대대로 주둔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우크라이나 육군은 각 부대가 직접 모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돈보다는 이념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은 경우가 많았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에서 태어난 제이슨은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다. 2023년 5월 대학의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중퇴하고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로 가서 우크라이나 국제부대에 입대했다.
참호 속에서 4개월간 포탄을 피해 다닌 후 그는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했다.
그는 강습 중대로 전속을 신청했지만 우크라이나 사령관이 그의 국적을 의심하여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감스러운 일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매우 가깝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언젠가는 대만을 점령하겠다고 위협하자 우크라이나와 함께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증조부가 국민당 군인으로 1940년대 후반 중국 내전 당시 공산당과의 싸움에서 전사했다.
그는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운 것처럼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경우 누군가가 도와주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대만 사람들에게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명문대 박사과정인 소피는 우크라이나 국제부대 입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CNN에 “예전에는 정치에 별로 무관심했다”며 “유럽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다 사망한 유일한 중국인에 대한 영상을 본 후 우크라이나에서 복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소피는 CNN에 중국에 있는 친구들 중 상당수가 친러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고 자신도 러시아의 일방적인 정보에 세뇌됐었다고 말했다.
“전쟁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일”
CNN은 마이클과 제이슨은 이 전쟁에서 반대편에서 싸웠지만 공통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전쟁의 현실은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마이클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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