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꺾은 홍명보 "브라질전 대패 극복한 건 큰 소득"

파라과이에 2-0 승리…10월 A매치 '1승 1패'

"손흥민 활용법은 고민…스리백 조합 찾는 중"

"황인범+카스트로프 조합은 상황 보고 판단"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 시작 전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5.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전 대패 이후 파라과이전에서 승리한 선수단을 칭찬했다.

홍명보호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10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전반 15분에 터진 엄지성(스완지시티)의 선제골과 후반 30분에 나온 오현규(헹크)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10월 A매치를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FIFA 랭킹 6위' 브라질에는 0-5 대패를 당했으나, '37위'인 파라과이는 잡고 분위기를 반전했다.

파라과이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3승 4무 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승리를 거둬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경기장이 조금 빈 좌석이 보였지만, 팀이 어려웠음에도 믿고 찾아와 준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10월 A매치는) 소집하면서 월드컵 본선 1, 2차전을 (준비하는) 그런 형태로 시뮬레이션하자고 했다. 월드컵 본선에 가면 1차전에서 강한 상대를 만나고 이후 2차전을 치른다. 브라질전이 그런 1차전 같았다"며 "(오늘 달성한) 승리, 득점보다는 어려운 1차전 패배 후 3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준비 과정에서 (대패의 충격을) 이겨내고 극복했다는 게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보다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말이 있다. 많이 달라진 게 분명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 시점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브라질에 그렇게 크게 질 거라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며 "준비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을 거로 볼 수도 있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고, 체력적 피로도 상당해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선수 한 명이 이겨내려고 한 게 아니라 팀 모든 구성원이 제 위치에서 각자 역할을 하며 이겨내려고 했다. 그 부분이 오늘 경기를 잘 풀어나간 요인이라고 본다"며 선수단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 10월 A매치 친선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교체된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2025.10.10. [email protected]

계속해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소화하는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에 대해선 "우리가 갖고 있는 플랜에선 (오늘은 선발보단) 후반 출전을 생각했는데, 오늘 (137경기 기념) 행사라는 중요한 자리가 있어서 선발로 출전시켰다"며 "톱인지, 사이드에 세울 건지 등은 앞으로 고민해야 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측면기용 가능성도 시사했다.

홍 감독은 "(왼쪽 기용 옵션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느 시점에서 어느 자리에 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공격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타이밍을 보고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짚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을 대신해 골까지 넣은 오현규의 활약에는 "선발 출전해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는 선수라고 본다"며 "황희찬이 부상으로 나가다 보니 손흥민, 오현규를 같이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향후에) 황희찬이 (선발로 뛸 상황이었다면 두 선수가 같이 뛰는 걸) 운영할 수 있었을 거다. 앞으로는 (함께 기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 후반전, 대한민국 오현규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이강인과 기뻐하고 있다. 2025.10.14. [email protected]

홍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사용 중인 스리백 전술을 이날도 가동했다.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수비 파트너들이 계속 바뀌고 있다.

조직력이 핵심인 스리백 전술과는 상충하는 선택인데, 홍 감독은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비 선수들은 (스리백 중) 가운데 서야 하는 선수, 사이드에 서야 하는 선수 등 성향이 있다. 오늘 박진섭(전북)을 선발로 넣은 이유는 (가운데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김민재는 상대와 부딪치고 일대일 수비에 강점이 있다. 그래서 박진섭을 가운데, 김민재를 왼쪽에 넣었는데 역할 분담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실점은 했으나, 반복되는 수비 불안에 대해서는 "수비에서 개인 미스는 있었다. (대패한) 지난 경기 이후에 선수들이 가지는 심리적 부담감이 (그런 실수로) 나타났다고 본다. 조직적으로는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답했다.

수비뿐 아니라 중원 조합 찾기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10월 A매치에선 부상에서 돌아온 '핵심'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신성'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조합이 점쳐졌으나, 끝내 가동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의 비중이 적었던) 특별한 이유는 없다. 황인범은 회복 단계에 있고,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다. 황인범과 원두재를 교체한 건 중원에서 컨트롤할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황인범, 카스트로프 두 선수가 함께 뛰는 건) 앞으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3선에 대해선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의 장단점은 전체적으로 파악했다. 황인범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김진규(전북)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를 봤다"며 "공격적인 카스트로프가 될 수도 있고, 조율할 수 있는 원두재가 될 수도 있다. 여러 면에서 고민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 후반 황인범이 돌파를 하고 있다. 2025.10.14. [email protected]

일관되지 않은 압박과 관련해서는 "누가 커버하고, 어떻게 풀어갈 건지는 전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날 해산하는 홍명보호는 내달 펼쳐지는 11월 A매치를 위해 다시 소집할 예정이다.

현재 볼리비아전(11월14일)이 확정됐으며, 다른 한 팀은 물색 중인 거로 전해졌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 전까지 많게는 5~6경기가 남았다. (월드컵 조 추첨에 영향을 주는 포트와 관련해) FIFA 랭킹이 굉장히 중요했다. 10월까지는 로테이션하며 전술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며 "11월부터는 (선수 가용의) 폭을 좁혀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11월과 내년 3월 각각 2경기씩 공식적으로 남았는데, (이때가) 폭을 좁혀가야 할 시기라고 본다"며 말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