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계 넘어서는 상상력"…아일릿, 음악세계 확장 '낫 큐트 애니모어'

등록 2025.12.11 06:07: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절제된 사운드부터 주체적 메시지까지

전문가들 호평 "한층 확장된 음악적 스펙트럼"

[서울=뉴시스] 아일릿. (사진 = 빌리프랩 제공). 2025.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일릿. (사진 = 빌리프랩 제공). 2025.12.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아일릿(ILLIT)'이 신곡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를 통해 또 한 번의 음악적 성장을 이뤄내며,  K-팝 신에서 독보적인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11일 K-팝 업계에 따르면, 데뷔 이후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아일릿은 이번 싱글을 통해 절제된 사운드와 주체적 메시지를 내세우며 새로운 단계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단에서는 "아일릿스러움의 핵심인 '나의 정체성'을 스스로 생각하는 수많은 가능성과 다양성으로 확장하며, '경계를 넘어서는 상상력'을 재정의했다"(조혜림 음악콘텐츠 기획자), "기존 아일릿의 이미지와 음악 활동과 이어지는 새로운 챕터이자 진화"(김성환 대중음악 평론가) 등의 호평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싱글 타이틀곡 '낫 큐트 애니모어'는 레게 리듬을 베이스로 한 팝 곡이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멤버들의 부드러운 음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제스퍼 해리스(Jasper Harris), 찰리 푸스·존 레전드·찰리 XCX 등과 협업한 샤사 알렉스 슬론(Sasha Alex Sloan)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프로듀서진들이 참여해 아일릿 음악 색채를 글로벌 감각으로 넓혔다.

실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도 이번 신곡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스포티파이 '톱 송 데뷔(Top Song Debut)' 미국 1위와 글로벌 2위(11월 28~30일 집계 기준), 빌보드 재팬 급상승 차트인 '핫 샷 송(Hot Shot Songs)'에서 1위(11월30일 자)에 올랐다. 한국 애플뮤직 '오늘의 톱 100'에서는 47위로 진입했다가 13위(11월25일), 6일(11월29일), 3위(12월4일), 1위(12월7일)로 점차적으로 순위를 높였다. 특히 아일릿의 음악방송 컴백 무대가 공개된 뒤 음원은 국내외 음악팬들에게 입소문타며 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일릿이 소화할 수 있는 음악적 폭이 한층 넓어졌다. 이를 대중에게 확실히 알렸다는 점에서 신선한 변화라 할 수 있다"며 "기존 트랙에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 것이 큰 장점"이라고 짚었다.

장준환 대중음악평론가는 "레게 리듬에 맞춰 도도함을 유지하는 가벼운 안무, 유행과 평범을 거부하고 자신의 매력과 개성에 깊게 빠져드는 곡의 메시지 또한 흥미롭다"며 "기존 '아일릿스러움'에서 나아가, 이번 신보에서는 어느덧 시간이 지나 자신의 독특한 영역을 추구하는 과정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아일릿. (사진 = 빌리프랩 제공). 2025.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일릿. (사진 = 빌리프랩 제공). 2025.12.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싱글에 함께 수록된 '낫 미(NOT ME)' 역시 아일릿스러운 음악 정체성을 확장시키는 곡이다. 아일릿의 재기 발랄한 캐릭터를 담은 리듬이 특징인 팝(Pop)이다. '단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이름들을 통해 스스로를 가둬놓지 않겠다는 아일릿의 의지'를 표현했다. 이 곡은 타이틀곡과 함께 미니 3집('밤(bomb)') 이후 본격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 아일릿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축해가는 서사의 연장선이다. '밤'에서 내면의 감정과 자아 탐색에 집중했던 흐름이 이번 싱글에선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여러 가능성과 다양성을 마주보는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서사가 입체적으로 확장됐다.

조혜림 기획자는 "두곡 모두 '타자가 규정한 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하는 자아'라는 주제 아래 놓여 있다"며 "'나는 어떻게 바라봐도 좋으나, 최종 정의의 주체는 나라는 선언적 자아'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싱글은 전작과 연계해 아일릿스러운 정체성의 축을 어떻게 세워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서사적 페어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상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등 요소들도 확장된 아일릿의 음악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기존의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와 달리, 다섯 멤버는 무표정한 얼굴과 절제된 동작들로 담백하고 고고한 분위기를 풍긴다. 감각적인 비트에 맞춰 고개나 어깨로 '까딱까딱' 리듬을 표현하는 등의 안무 구성은 비교적 정적이고 간결하다. 시크한 슈트, 힙한 청바지, 키치한 파자마 등을 입고 멤버 각각 뚜렷한 개성을 보여준 뮤직비디오도 이번 싱글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료하게 보여준다는 평이다.

김성환 평론가는 "이번 신보는 '아일릿스러운 표현 영역에서의 확장'을 보여준다"며 "쿨한 표정과 무표정한 고개 끄덕임 등의 안무 동작, 트랙 공개 후 뮤직비디오의 이미지는 음악의 메시지를 잘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일릿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계속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봤다.

조혜림 기획자 역시 "아일릿은 걸그룹의 전형적인 비주얼 문법을 따르기보다, 음악이 가진 결을 퍼포먼스와 표정으로 직조해내며 '태도와 감각이 있는 팀'이라는 신뢰를 쌓아간다"며 "이는 아일릿이 음악 중심의 이야기를 구축해가는 팀이라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