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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AI 군사 활용, 무력충돌 악화…비무장 평화 촉구"

등록 2025.12.19 1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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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의 날' 첫 메시지…공포·군사화·전쟁 비판

'트럼프 이민 정책 반대' 로널드 힉스, 뉴욕대주교 임명

[바티칸=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나타나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바티칸=AP/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나타나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은 18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군사적 활용이 무력 충돌을 악화시켰다"면서 "인본주의에 대한 파괴적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세계 평화의 날'(1월 1일)을 기념하기 위한 첫 메시지에서 공포와 군사화, 전쟁 위협으로 점철된 국제 정세를 진단하면서 폭력에 저항하는 '비무장과 무장 해제'라는 평화의 비전을 제시했다.

교황은 "우리는 기술의 진보와 AI의 군사적 활용이 무력 충돌의 비극을 더욱 악화시켰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생사에 관한 결정이 점점 더 기계에 위임됨에 따라 정치·군사 지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문명을 뒷받침하고 수호하는 휴머니즘(인본주의)의 법적·철학적 원칙에 대한 전례 없는 파괴적 배신"이라며 "국가들을 이런 방향으로 몰아넣는 거대 사적 경제·금융 이해관계를 집중적으로 비판해야 하며, 양심과 비판적 사고를 깨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메시지 전반에서 '공포'를 핵심 주제로 다뤘다. 사회가 삶의 실재로서 평화를 놓칠 때 전쟁은 불가피하거나 심지어 필요하다는 서사가 받아들여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군비 증강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그에 따른 정책 선택이 외부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제시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특히 핵 억지를 포함한 군사적 억지력이란 개념은 법과 정의, 신뢰가 아닌 공포와 무력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 간 관계의 비합리성에 기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접근 방식은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불안정을 고착화하고 불안을 지속시킬 뿐"이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지난해 한 해에만 전 세계 군비 지출이 9.4% 증가해 2조7000억 달러에 달했다"며 "이런 막대한 자원이 인간 발전이 아닌 '죽음의 도구'에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전쟁이 일상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비무장 평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복음은 평화와 비폭력을 연결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는 무장하지 않은 평화"라며 "그분의 투쟁은 역사적·정치적·사회적 상황 속에서 이뤄진 비무장의 투쟁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힘을 지배와 동일시하는 세상에서는 선함 자체가 '무장을 해제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레오 14세 교황과 동향인 시카고 출신의 로널드 힉스 일리노이주 졸리엣 주교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뉴욕 대교구의 대주교에 지명됐다. (출처=졸리엣 교구) 2025.12.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레오 14세 교황과 동향인 시카고 출신의 로널드 힉스 일리노이주 졸리엣 주교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뉴욕 대교구의 대주교에 지명됐다. (출처=졸리엣 교구) 2025.12.19.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교황은 이날 시카고 출신으로 라틴 아메리카에서 사목했던 로널드 힉스(58) 주교를 차기 뉴욕 대주교로 임명했다. 힉스 주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성명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2월 6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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