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업추비로 주류 결제?…교육부 특교 사업 방만 운영 논란

등록 2026.02.20 06:30:00수정 2026.02.20 06:48: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강경숙 의원실, 교원대 영유아교육연수원 자료 확보

'영·유아학교 시범사업 교원역량 강화 지원사업' 관련

7박8일 호텔 투숙·불투명한 멘토교수 선정 등 도마에

한국교원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본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한국교원대학교 영유아교육연수원장이 교육부 특별교부금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와 관련성이 낮은 사유로 100만원 이상의 호텔 투숙·룸서비스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참여하는 멘토교수들의 선발 절차가 불투명했고, 간담회 중 주류 구매에 업무추진비가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교원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김미애 영유아교육연수원장은 지난해 1월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호텔에서 7박8일간 투숙하며 총 174만900원을 지출했다. 해당 비용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사업인 '2024년 (가칭) 영·유아학교 시범사업 교원 역량 강화 지원 사업'의 연수운영 위탁 등 용역을 맡은 A 업체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업체가 부담한 호텔비 174만원…"공무 무관"vs"병행 일정 탓"

김 원장이 호텔에 머문 7박8일(2025년 1월5~12일) 중 상당수가 공무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투숙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텔에 연수 일정이 있었던 날은 1월6~8일, 10일, 11일 총 5일이었으나, 이 중 8일은 기관장 직무 연수 마지막 날로 오전 중 일정이 종료돼 숙박의 필요성이 낮았다. 10일과 11일 진행된 연수는 모두 당일 과정으로 오후 5시 이후 일정이 마무리돼 숙박이 불필요했다. 결과적으로 7박 중 5박은 공무상 근거가 불분명한 숙박이었던 셈이다.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전체 174만900원 가운데 2박 숙박비와 공무 중 이뤄진 중식·석식 비용을 제외한 111만7500원(5박 숙박비·조식 7회·룸서비스 1회)으로, 사업 운영과 관련성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김 원장은 해당 기간 직무 연수와 2024학년도 2학기 교육대학원 집중 수업 일정이 중첩돼 있어 합리적인 일정 운용을 위해 객실 유지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해당 기간의 객실 유지 및 숙박 처리는 연수원장으로서 정책 사업 운영과 교육대학원 수업을 병행하는 일정 구조에 따른 것으로, 조달 계약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사항"이라며 "호텔의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과 실제 연수 운영 일정이 정확히 맞물리지 않는 구조 속에서 객실을 연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에도 한 관계자는 "호텔 투숙 자체가 연수 운영이 아닌 교육대학원 수업을 위함임을 보여준다"며 "연수원장으로서의 공무와는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성원 법률사무소 장원 변호사는 "직무 관련으로 100만원이 넘는 향응을 제공받는 것 자체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멘토교수 선정·원고비 신설 도마에…원장 '셀프 혜택' 논란도

영유아교육연수원의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 사업에 참여하는 멘토교수들이 불투명하게 선발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는 유보통합 공감대 확산 등을 목적으로 운영된 사업으로, 멘토교수를 중심으로 유치원·어린이집 교사가 팀을 구성해 팀당 활동비와 워크숍·직무 연수 등을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다. 참여 교수에게는 활동비와 더불어 교육부 장관 명의의 위촉장 등이 주어진다.

멘토교수는 활동비·원고료·장관 위촉장을 받는 만큼 투명하고 목적에 부합하는 선발 절차가 요구됐으나, 별도 공모 없이 김 원장이 교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해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공개모집 방식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했으나, 사업 논의가 유보통합 조직개편 이후 본격화된 상황에서 9월 착수를 위해서는 준비 기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공개된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한 교수진을 중심으로 연락해 사업 취지와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팀당 20만원이던 활동비가 2024년과 2025년 200만원으로 증액되고 지난해에는 사례집 작성 시 원고비 100만원이 추가로 편성된 가운데, 김 원장이 직접 멘토교수로 참여하며 본인이 운영하는 사업의 수혜 대상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원장은 "멘토교수들과 같은 위치에서 함께 참여하는 것이 사업 취지를 공유하고 운영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참여 이유를 밝혔다.

10배 증액된 활동비에 대해서는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의 팀별 활동비 200만원 역시 교육부 영유아교원지원과에서 사업 설계 및 예산 편성 과정에서 확정한 기준에 따른 금액"이라며 "2023년 20만원과 2024년 200만원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사업의 기간, 규모, 구조, 정책적 맥락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비교"라고 반박했다.

신설된 원고료에 관해서는 "정책 성과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하고 전국 단위로 공유하기 위한 집필 과업이 명확해짐에 따라 집필 수당 지급 기준을 세부화했다"며 "원고료는 유아교육연수원 운영세부 기준에 명시된 집필 수당 기준 범위 내에서 책정됐다"고 했다.

업무추진비로 주류 결제…정작 직무연수 참여율은 32.3%로 저조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 간담회 진행 과정에서 업무추진비가 주류 구매에 사용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지난해 2월7일 저녁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 워크숍 참가 멘토교수들과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호텔 라운지에서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주류가 결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간담회의 지출 품의는 그 전날 상신됐는데 업무 담당자들의 부재로 이들의 검토·협조 없이 김 원장이 바로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같은 해 2월10일 해당 호텔 라운지에서 주류 포함 13만1000원을 지출한 건에 대한 품의서를 결재했다. 품의서에는 2월8일 멘토교수 및 운영 관계자 간담회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적시됐으나, 실제 라운지 이용은 5일 밤에 이뤄졌고 이날도 주류가 결제됐다. 해당 건의 경우 사전 품의 없이 법인카드 결제가 먼저 이뤄졌고 이후 사후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의 사업 성과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저조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24년 (가칭)영유아학교 시범사업 교원 역량 강화 지원 사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약 6700만원이 들어간 '영·유아학교 시범사업 교사 직무 연수' 사업은 이수율이 99.2%, 약 1억2500만원이 투입됐던 '유보통합 소통·협력 워크숍'은 참여율이 88.1%였다.

반면 약 2억8400만원이 투입된 아이행복교사학습공동체의 직무 연수 참여율은 32.3%, 워크숍 참여율은 35.2%에 불과했다.

김 원장은 "직무 연수 및 대면 워크숍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데에는 정책 전환 초기의 현장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공립유치원 교사와 달리 사립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의 연가 사용 어려움이라는 구조적 제약, 그리고 워크숍의 경우 2월 중순 한파 및 항공편 결항 등 물리적 제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보통합과 같이 제도 전환을 수반하는 국가 정책은 초기 시범 사업 단계에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영 방식을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며 이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것이 시행 기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서로 다른 제도적 배경을 가진 교사들이 지역 기반 학습공동체를 통해 실천적 통합을 시도했다는 점은 정책 초기 단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김 원장은 최근 불거진 특정인 채용 의혹에 관해서는 "해당 사안은 내부 제보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된 바 있으며 대학 차원에서 외부 인사가 참여한 감사를 실시했다"며 "감사 결과 채용을 위한 자격 기준 및 절차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