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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마오 전 비서 리루이 일기 스탠퍼드대 보관 “합법” 판결

등록 2026.04.02 11:20:03수정 2026.04.02 12: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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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2018년 中 공산당 주요 사건 일기 기록

‘대약진은 인재’‘톈안먼 사건은 검은 주말’ 등 표현

일기 보관 스탠퍼드대·둘째 부인간 소송에 대한 판결

[서울=뉴시스] 2006년 무렵의 마오쩌둥의 전 비서 리루이(출처: VOA 중문판 캡처) 2026.04.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06년 무렵의 마오쩌둥의 전 비서 리루이(출처: VOA 중문판 캡처) 2026.04.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법원이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가 작성한 일기가 스탠퍼드대학교에 계속 보관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존 티가르 판사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마오의 전 비서 리루이(李銳·1918~2019)의 딸 리난양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에 아버지의 일기를 기증한 것은 합법적이며 고인의 뜻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2019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리루이는 1935년부터 2018년 사이 중국 공산당의 주요 사건을 일기로 기록했다.

리루이는 1950년대 중반 마오쩌둥의 개인 비서 중 한 명으로 임명되었으나 1959년 루산 회의에서 마오쩌둥의 견해를 비판한 뒤 당에서 제명되고 수년 동안 투옥됐다. 

그는 1989년 6·4 톈안먼 사태 등 민감한 내용을 포함한 일기를 사망 전인 2014년 딸 리난양을 통해 스탠퍼드대에 기증했다. 그는 일기를 기증한 후에도 4년 가량 추가로 작성한 일기도 대학측에 넘겼다.

그의 일기에는 1959년 마오의 ‘대약진’을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재난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1989년 톈안먼 사태를 목격한 리루이는 ‘반혁명 폭동 진압’ 대신 일기에 ‘검은 주말’이라고 썼다.

그런데 리루이가 사망한 뒤 베이징에 거주하는 그의 두 번째 부인 장위전이 일기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베이징에서 제기했다.

장위전은 중국과 미국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해당 문서들이 도난당한 것이며 중국의 국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법원은 장위전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스탠퍼드대에 일기를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대학측은 판결 이행을 거부했다.

티가르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베이징 판결이 미국에서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대학측은 공산당 정부를 비판해 온 리루이가 자신의 사후 공산당에 의해 일기장이 폐기될 것을 우려해 자신의 일기장을 스탠퍼드대에 기증했다고 주장했다.

대학측은 리루이가 생전에 기증했기 때문에 상속법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2019년 5월 스탠포드대는 리루이의 일기에 대한 장위전의 주장을 철회해 달라고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반소를 제기해 이번 판결이 나왔다.

리루이는 2000년경 이후 자신이 죽은 후 일기와 사적인 메시지를 공산당 당국이 어떻게 처리할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일기를 중국 당국이 태워버릴 것을 걱정해 해외에 정착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를 위해 위험을 무릅쓴 사람은 딸 난양이었다.

딸은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 중국 공산당의 눈을 피해 몰래 스탠포드대 후버 도서관에 상자 40개를 가져오고 기증 서류를 작성했다.

이번 판결로 해당 자료가 중국으로 반환되어 은폐될 가능성 때문에 큰 관심을 받았던 오랜 소송은 일단락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리루이가 수십 년 동안 쓴 글이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의 관계와 논의에 대한 드문 내부자적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아메리칸대의 조셉 토리건 부교수는 “이런 자료는 전례가 없다. 중국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자료다”라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양측 증인들은 해당 소장품과 그 모든 역사적 자료가 중국으로 반환될 경우 최소한 검열을 받게 될 것이며 (외부에 열람이) 금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증언했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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