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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 폐지' 개정 전 1·2심서 실형…개정 후 "공소기각 해야"

등록 2026.04.07 12:00:00수정 2026.04.07 13: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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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집에서 금고 훔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결정 5개월여 후에 범행

부모 "처벌 원치 않는다" 합의서…1·2심 유죄 선고

지난해 말 친고죄로 법 개정…대법, 최근 파기환송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대법원이 '친족 간 재산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시기에 부모의 재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4.0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대법원이 '친족 간 재산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시기에 부모의 재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4.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법원이 '친족 간 재산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시기에 부모의 재물을 훔쳤다는 이유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 남성은 법이 개정되는 사이 1·2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법이 친고죄로 개정되고 나서야 대법원에서 심리를 다시 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절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이런 취지로 파기한 후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 보내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4년 12월 10일 오후 1시께 강원 춘천시에 있는 본가에서 부모가 없는 사이 2431만원 상당의 외화와 상품권, 귀금속이 들어 있는 금고를 통째 싣고 나가 절취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후 같은 달 17일 친부에게 '1억원을 빌려 주면 5년 안에 1억5000만원을 갚겠다'는 차용증을 보냈고, 같은 달 29일 돈을 주지 않으면 생명에 해를 가할 듯한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를 지난해 7월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헌법재판소가 A씨의 범행 5개월여 전인 2024년 6월 27일 친족 간 재산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옛 형법 328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면서 공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

헌재는 친족상도례의 효력을 즉시 정지하는 한편 지난해 12월 31일을 법 개정 시한으로 정했다.

피해자인 A씨 부모는 지난해 8월 19일 1심 재판부에 아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서울=뉴시스]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이 지난 2024년 6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자리하고 있다.헌재는 당일 친족간 사기죄, 횡령죄 등 재산 관련 범죄의 형벌을 면해주는 '친족상도례'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4.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이 지난 2024년 6월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자리하고 있다.헌재는 당일 친족간 사기죄, 횡령죄 등 재산 관련 범죄의 형벌을 면해주는 '친족상도례'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4.07. [email protected]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같은 달 26일 A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회의 법 개정이 이뤄지면 따라야 한다"면서도 "구속사건으로 신속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존속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처벌 불원서가 제출된 만큼 공소기각 판결했다. 공소기각은 심리 없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7일 형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A씨의 2심 선고 1주 전 친족 간 재산범죄를 고소가 있어야 공소제기가 가능한 '친고죄'로 하는 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같은 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시행됐다. 헌재가 정했던 시한을 가까스로 맞춘 것이다.

개정안은 헌재가 기존 조항을 헌법불합치 결정했던 당일(2024년 6월 27일) 이후 최초로 지은 친족 간 재산범죄부터 친고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정했다.

대법원은 이를 적용해 "원심으로서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씨의 부모를 상대로 한 절도 혐의 부분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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