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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모험자본 리스크 커지는데…신평사도 안 쓰는 新NCR '무용론'

등록 2026.05.08 15:09:49수정 2026.05.08 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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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R 2000% 넘는 대형 증권사

舊NCR 적용시 건전성 오히려 악화

신평사 "신NCR 리스크 변별력 없어"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대형 증권사의 자산 증가와 함께 위험 노출액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개선되는 착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현행 '순자본비율(NCR)'이 외형 성장에 따른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공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평균 NCR은 지난 2010년 489%에서 지난해 1170%로 상승했다. 미래·한투·NH·KB·삼성 등 5개 대형 증권사만 놓고 보면 NCR은 같은 기간 659%에서 2218% 대폭 늘었다.

표면적으로는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위험노출액 증가 속도는 자본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체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은 2010년 29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9000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한 반면, 총위험액은 약 7.5배 확대됐다.

5대 증권사만 놓고 보면 같은 기간 영업용순자본은 10조5000억원에서 38조원으로 약 3.6배 늘었고, 총위험액은 약 11배 증가했다.

이 같은 괴리는 신(新) NCR 산출 방식에서 비롯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해 NCR 산출 체계를 개편했는데, 자산 규모가 확대될수록 지표가 개선되는 구조다. 

구(舊)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누어 산출했으나, 신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수치를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누어 산출한다.

필요유지자기자본은 증권사가 보유한 모든 인가 업무 단위별 최저자기자본의 70%로 산정하는데 사실상 늘어나지 않고 고정돼 있다.

분모가 고정된 상태에서 분자, 즉 증권사들의 자산 규모는 빠르게 커지면서 위험이 커지더라도 NCR 지표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개선되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로 구 NCR을 적용할 경우 증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였다. 특히 일부 대형사의 경우 과거 규제 기준이었던 150%에 근접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종합투자사업자, 대형 증권사, 기타(중소형) 증권사의 기존과 현행 NCR 시계열 추이.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증권사 건전성 규제개선 방향'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종합투자사업자, 대형 증권사, 기타(중소형) 증권사의 기존과 현행 NCR 시계열 추이.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증권사 건전성 규제개선 방향' 보고서)  *재판매 및 DB 금지


신용평가사들은 오래전부터 신 NCR의 한계를 지적하며 구 NCR을 일부 변형한 '조정 NCR'을 사용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 NCR은 대형사의 경우 순자본비율이 너무 높게 나와 리스크 변별도가 거의 없다"며 "정부에서 쓰는 공식적인 비율이기 때문에 참고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CR이 증권사의 리스크를 적시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20년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나 2022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촉발된 단기자금시장 불안처럼 증권사의 유동성·건전성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며 "대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구 NCR 방식으로 전환하고,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서는 현행 NCR을 유지하는 차등적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주요국의 경우 '큰 기관에는 엄격하게, 작은 기관에는 단순하게'라는 원칙 아래 규모별·기능별 차등 규제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 역시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대형사들은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는데 그렇지 않은 회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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