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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관세·나토 이어 축구까지…트럼프 유럽과 끝없이 충돌"

등록 2026.07.07 12:11:33수정 2026.07.07 14:48:24

발로건 징계 번복에 벨기에 축구협회 "경악 금치 못해"

트럼프 '축구 개입'에 유럽 반발…대서양 갈등 전방위 확산

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또 악재…"美에 대한 유럽 인식 악화"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6.06.2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있다. 2026.06.25.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과 유럽이 그린란드 영유권과 상호 관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월드컵 축구 경기가 갈등의 소재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미국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뒤 FIFA가 이를 뒤집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 각국은 "페어플레이 정신이 훼손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 잡은 FIFA에 감사하다"며 개입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논란은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불거졌다. 유럽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국방비 증액 계획을 제시하며 미국의 안보 공약을 이행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축구 개입'이 정상회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경기 도중 발로건의 퇴장에서 비롯됐다. 발로건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그는 지난 2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보스니아 수비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상대 발목을 밟은 것으로 판정됐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뒤 이를 거친 반칙으로 보고 레드카드를 꺼냈다.

레드카드를 받으면 통상 다음 경기 출전정지가 적용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징계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이후 6일 발로건의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취소했고, 그는 16강전 상대인 벨기에전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경기 중 퇴장으로 인한 출전정지를 FIFA가 번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축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벨기에축구협회는 "징계를 받은 발로건이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결정한 FIFA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의 폴라린 발로건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경기 전반 45분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6.07.02.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의 폴라린 발로건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경기 전반 45분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26.07.02.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도 "누가, 언제, 어떤 근거로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가? 이 논란은 어디까지 가겠는가? 정말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갈등은 최근 대서양 동맹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편입을 주장했고, 유럽국들을 상대로 고율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이란 전쟁을 두고 유럽이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유럽 주둔 미군 감축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축구 논란은 당장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를 바라보는 유럽의 인식을 더 악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즈타바 라흐만 유라시아그룹 유럽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규범이나 관행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안을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점을 유럽 정부에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제이컵 펑크 키르케고르 연구원도 "유럽 정치 지도자들이 이번 사안을 트럼프 아래에서 미국이 얼마나 법과 규범의 제약을 받는 곳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건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유럽의 우파 지도자들이 그와 보조를 맞추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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