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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멜라니아 달라졌다…아동법안·우크라·AI까지 직접 챙긴다

등록 2026.07.07 15:42:38

위탁보호 청년 지원 법안, 하원 만장일치 통과 뒤 상원서 계류

폴리티코 "첫 임기 캠페인 중심서 2기엔 입법·외교·AI 의제 선별 개입"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원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원탁회의에서 딥페이크 및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범죄 대응을 위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2025.03.0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원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원탁회의에서 딥페이크 및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범죄 대응을 위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2025.03.04.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2기 들어 첫 임기 때보다 한층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위탁보호 청년 지원 법안을 두고 의회에 “8월 휴회 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게 하고 싶다”며 비공개 시한을 제시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아동 송환과 인공지능(AI) 아동보호 의제까지 직접 챙기며 백악관 안팎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2기에서 첫 임기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관심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4월 의회에서 위탁보호 청년 지원 법안인 ‘포스터링 더 퓨처’ 입법을 논의하기 위한 양당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행사를 준비하던 제이슨 스미스 공화당 하원 세입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만큼 멜라니아 여사의 방문이 정치적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간담회를 강행했다. 이 법안은 위탁보호를 받다가 성인이 돼 보호가 종료되는 청년들이 주거, 교육,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개 발언에서 위탁보호 아동 가운데 대학 학위를 받는 비율이 3%에 그친다며 이 법안을 “도덕적 의무”라고 불렀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자 멜라니아 여사는 참석 의원들에게 “8월 휴회 전 도널드가 서명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스미스 위원장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도록 의회가 8월 휴회 전까지 법안을 처리해 달라는 뜻이었다.

법안은 극심한 당파 대립이 일상화한 하원에서도 큰 저항을 받지 않았고, 결국 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법안 통과 당일 멜라니아 여사는 백악관 의회 피크닉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상원에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하지만 법안은 아직 상원 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제시한 8월 시한은 다가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공개적으로 상원을 압박하지 않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분쟁 속의 아동, 기술, 교육'을 주제로 회의를 주재했다. 현직 국가 원수의 배우자가 안보리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03.03.

[뉴욕=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분쟁 속의 아동, 기술, 교육'을 주제로 회의를 주재했다. 현직 국가 원수의 배우자가 안보리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03.03.

그럼에도 평소 트럼프 대통령 관련 사안에 경계심을 보여온 민주당 의원들도 멜라니아 여사의 방문에는 비교적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니 데이비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다른 정치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퍼스트레이디가 위탁보호 문제를 이야기한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웬 무어 민주당 하원의원도 멜라니아 여사가 위탁보호 청년 지원에 관심과 열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간담회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 2기에서 더 적극적이고 치밀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개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2024년 대선 기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유세에 나서는 일이 드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뒤에도 대통령 순방에 자주 동행하지 않았다.

첫 임기 때 멜라니아 여사의 활동은 주로 정책 홍보 캠페인에 머물렀다. 온라인 괴롭힘 방지와 건강한 생활을 강조한 ‘비 베스트’ 운동을 폈지만, 민주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행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2기에는 방향이 달라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위탁보호 법안뿐 아니라 동의 없이 유포된 성적 이미지와 딥페이크의 삭제를 의무화한 ‘테이크 잇 다운 법’ 통과에도 의원들과 협력했다. 이 법은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법률로 제정됐다.

멜라니아 여사와 참모진은 전쟁으로 가족과 떨어지거나 납치된 아동의 송환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도 직접 협의했다고 백악관과 양측 관계자들이 밝혔다. 이 사안은 국무부가 아니라 퍼스트레이디 사무실이 주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7일(현지 시간)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와 함께 백악관 모양의 벌통을 보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평소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을 맞아, 백악관은 정원 내 벌통을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환담을 이어갔다. 2026.04.2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7일(현지 시간)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와 함께 백악관 모양의 벌통을 보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평소 환경 보호와 생태계 보전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을 맞아, 백악관은 정원 내 벌통을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환담을 이어갔다. 2026.04.28.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3월 현직 국가 정상의 배우자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했다. 지지자들은 그가 아동 안전이라는 핵심 의제를 국제무대에 올렸다고 평가했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 직후 평화와 아동보호를 말한 것은 공허하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로 백악관의 대응 기조와 다른 메시지도 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 스캔들에서 벗어나려 하던 시점에 의회가 엡스타인 피해자들을 불러 증언하게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AI 교육과 아동보호 문제도 자신의 의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백악관에서 각료들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 등 기술기업 수장들을 불러 AI를 아동 교육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AI 정책을 둘러싼 백악관 내부 논의에서도 멜라니아 여사는 아동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백악관 안에서는 AI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과 규제보다 혁신을 앞세워야 한다는 쪽이 맞서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를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지지자들은 그가 조용하지만 실제로 정책을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아동보호와 평화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정치 행보와 충돌한다고 지적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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