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전쟁에 빅테크 회사채 368조원…월가 "더 많은 물량 나올 것"
등록 2026.07.14 06:00:00수정 2026.07.14 06:02:25
신용불안 아닌 공급과잉 우려…신규 채권 가격 잇따라 하락
차입비용 오르면 주식 발행 늘 수도…채권 투자자 선택 부담
![[뉴칼라일=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가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2026.05.28.](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6718_web.jpg?rnd=20260528085632)
[뉴칼라일=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가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며 필요시 추가 금리 인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2026.05.28.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 회사채를 대거 발행하는 기술기업들에 월가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주 사이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 아마존이 총 750억 달러(약 113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투자 수요가 발행 물량을 원활하게 따라가지 못했다.
엔비디아와 스페이스X는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두 회사의 신규 채권은 발행 직후 유통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졌다. 새로 발행된 채권을 사들인 뒤 곧바로 되팔아 차익을 내려던 투자자들은 기대했던 수익을 얻기 어려워졌다. 아마존은 채권을 모두 팔기 위해 자사 기준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크게 우려하는 것은 이들 기업의 상환 능력이나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 아니다. 문제는 기술기업들이 앞으로 수년 동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며 수천억 달러의 회사채를 시장에 계속 쏟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보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트래비스 킹 투자등급 회사채 부문 책임자는 “앞으로 더 많은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금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다 다음 채권 발행에 참여할 자금 여력을 남겨두려 한다”고 말했다.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637_web.jpg?rnd=20260528173221)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이들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기존 채권 금리와 미국 국채 금리의 격차인 스프레드도 이미 벌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연초 몇 달 동안은 신규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비교적 강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실제 투자와 차입 규모는 시장의 예상보다도 컸다.
특히 지난달 엔비디아가 250억 달러(약 38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주 아마존까지 같은 규모의 채권을 내놓자 투자자들은 예상 밖의 물량에 당황했다. 이 여파로 하이퍼스케일러 전반의 채권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채권거래 플랫폼 마켓액세스에 따르면 알파벳의 10년 만기 회사채 스프레드는 지난주 0.12%포인트, 메타의 10년 만기 회사채 스프레드는 0.16%포인트 상승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스프레드 상승 폭은 0.02%포인트에 그쳤다. 스페이스X는 첫 회사채 발행이어서 투자자들이 채권의 적정 가격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이스X의 10년 만기 채권 스프레드는 지난달 23일 발행 이후 거의 0.5%포인트 뛰었다.
투자등급 회사채는 일반적으로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 따라서 작은 가격 하락도 동종 펀드와의 수익률 경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술기업 채권이 주요 채권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펀드매니저가 보유 비중을 잘못 정할 경우 기준지수와 수익률 격차가 커질 위험도 높아졌다.
![[워싱턴=AP/뉴시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 기준금리의 향방에 대해 인상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통화정책은 적절한 수준에 있지만, 물가와 고용, 성장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불확실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특정 경로를 미리 못 박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사진은 2026년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화면이 중계되고 있는 모습. 2026.06.05.](https://img1.newsis.com/2026/06/05/NISI20260605_0002153775_web.jpg?rnd=20260605143946)
[워싱턴=AP/뉴시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미국 기준금리의 향방에 대해 인상과 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통화정책은 적절한 수준에 있지만, 물가와 고용, 성장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불확실한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특정 경로를 미리 못 박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사진은 2026년 3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화면이 중계되고 있는 모습. 2026.06.05.
차입 비용이 더 오르면 아마존과 알파벳, 메타 등은 회사채 대신 신주를 발행해 AI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알파벳은 지난달 AI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800억 달러(약 121조원) 이상의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알파벳 채권에 호재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를 AI 지출이 더 늘어날 신호로 받아들였고, 알파벳 채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의 존 로이드 멀티섹터 신용투자 책임자는 기술기업들이 시장 예상보다 AI 인프라에 더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투자 규모에 대한 전망의 편차가 여전히 크지만, 가장 높은 추정치는 향후 수년간 10조 달러(약 1경5100조원)를 넘는다고 말했다. 로이드는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에서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비중을 기준지수보다 낮게 유지해 왔다.
기술기업 채권 비중을 기준지수보다 낮게 유지했는데 발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 가격이 오르면 펀드 수익률이 기준지수에 못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기술기업 채권 비중을 늘렸는데 대규모 발행이 계속되면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 정크는 “기술기업 채권 투자를 잘못 판단하면 한 해 운용 성과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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