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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40도 재난훈련, 스리랑카는 식수난…엘니뇨에 아시아 비상

등록 2026.09.18 15:23:42수정 2026.09.18 16:06:26

대만, 정전·단수·집단 열사병 겹치는 상황 훈련

스리랑카 16만명 넘게 식수 부족…담수화도 검토

[쿠부라야=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 쿠부라야의 이탄지에서 소방관들이 확산하는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이탄지는 나뭇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된 습지이다. 건기와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서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2026.08.12.

[쿠부라야=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서칼리만탄주 쿠부라야의 이탄지에서 소방관들이 확산하는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이탄지는 나뭇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된 습지이다. 건기와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서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2026.08.1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엘니뇨가 연말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 각국이 폭염과 식수·식량 부족에 대비한 비상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대만은 사흘 연속 40도가 넘는 폭염을 가정해 재난훈련을 벌였고, 가뭄이 심해진 스리랑카는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대만은 이달 초 수백명이 참여한 가운데 극심한 더위에 정전·단수, 철도 운행 차질, 냉방시설 고장과 집단 열사병이 겹치는 상황에 대비해 훈련했다. 사흘 연속 기온이 40도를 넘는 상황을 가정했다. 취약계층에게 냉방시설과 시원한 대피 공간을 안내하는 온라인 '쿨맵'도 시험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고 고온이 이어지면서 주요 저수지가 말라 16만명이 넘는 주민이 식수 부족을 겪고 있다. 가디언은 스리랑카가 10년 만에 가장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표범과 코끼리 등이 사는 얄라 국립공원의 관광 구역을 폐쇄하고, 동물들이 마실 수 있도록 급수차로 연못에 물을 채우고 있다. 재난관리 당국은 민물 공급원이 고갈되면 바닷물에서 소금을 제거하는 담수화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중·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지는 기후 현상이다. 대기 흐름을 바꿔 멀리 떨어진 지역의 기온과 강수에도 영향을 준다. 이번에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엘니뇨까지 강해지면서 각국의 재난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맥스빌(미 캔자스주)=AP/뉴시스]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급격히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폭염, 가뭄, 폭우 및 기타 극한 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3일 경고했다. 사진은 5월16일 미 캔자스주 맥스빌 인근 들판에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밀들의 모습. 2026.07.03.

[맥스빌(미 캔자스주)=AP/뉴시스]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앞으로 몇 달 동안 급격히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폭염, 가뭄, 폭우 및 기타 극한 기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3일 경고했다. 사진은 5월16일 미 캔자스주 맥스빌 인근 들판에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밀들의 모습. 2026.07.03.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일 이번 엘니뇨가 올해 말 정점을 향해 매우 강한 수준으로 발달하고,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엘니뇨의 강도만으로 개별 국가의 피해 규모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영향은 지역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이 인용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엘니뇨로 약 5000만명이 추가로 심각한 식량 부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취약지역을 포함한 전망이다. 폭염·가뭄에 따른 수확 차질이 먹거리 가격과 식량 확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달 몬순 강수량이 부족해 쌀과 콩류, 목화, 옥수수 등의 수확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당국은 기상재해에 취약한 350곳이 넘는 지역에서 물을 저장하고 빗물을 모으는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농민들에게는 물이 적게 들고 재배 기간이 짧은 작물을 심도록 권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기후 재난에 전쟁의 여파까지 겹쳤다. 가디언은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와 물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비료 가격이 올랐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계절성 산불에서 발생한 연무도 식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전 세계 기상이변을 증폭시키는 엘니뇨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 올가을과 초겨울 관측 사상 최대급으로 강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폭염과 가뭄, 폭우는 물론 세계 식량 공급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옥수수와 쌀 같은 작물은 엘니뇨와 가뭄에 취약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의 식량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2026.06.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전 세계 기상이변을 증폭시키는 엘니뇨 발생이 공식 확인됐다. 올가을과 초겨울 관측 사상 최대급으로 강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폭염과 가뭄, 폭우는 물론 세계 식량 공급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옥수수와 쌀 같은 작물은 엘니뇨와 가뭄에 취약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의 식량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2026.06.26. [email protected]

동남아 각국은 2023~2024년 엘니뇨 때 파종 시기를 조정하고 물을 관리해 농업 피해를 줄였다. 그러나 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연구소(ISEAS-유소프이샥연구소)의 엘리사 카우르 루더 방문연구원은 여러 위기가 겹친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루더 연구원은 특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식품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먹거리에 쓰는 사람들도 있어 가격 상승의 충격이 더 크다는 것이다.

루더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사회 안정이 식량 가격에 크게 좌우된다며 식량안보를 국가안보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더 연구원은 "쌀은 이 지역의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가뭄과 집중호우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한 100일 대응에 나섰다. 조기경보 관측 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지난 7월에는 도시별로 홍수와 폭염에 취약한 곳을 표시한 '기후 위험지도'를 만들도록 독려하는 국가 계획을 내놨다.

태평양 적도 상황 볼 수 있는 위성영상(사진=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태평양 적도 상황 볼 수 있는 위성영상(사진=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은 작업장 폭염 대응 지침을 손질했다. 극심한 더위가 닥치면 기업이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냉방 장비와 휴식 시간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가디언은 한국도 폭염특보 체계를 18년 만에 개편해 최상위 단계를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이 단계에서는 긴급하지 않은 야외작업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고 전했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실내에 머물도록 재난문자를 보내는 대응도 소개했다.

일본은 여름 폭염에 이어 강력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를 따르고 식량과 물을 비축하도록 권고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화분과 가구를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기도록 안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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