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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인테리어에 꽂힌 건축가…"당신의 상상을 3D로 구현"[인터뷰]

등록 2023.01.31 0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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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LG전자·신세계·에이스침대 등 대기업 다수 협업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 올 것…시뮬레이션 핵심"

"경영자 길 고민…자아 발현하는 조직 만들고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3D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가 서울 강남구 어반베이스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1.3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3D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가 서울 강남구 어반베이스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1.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어반베이스의 본질은 시뮬레이션에 있어요. 시뮬레이션은 단순히 편리한 것이 아니라 고급 문화를 의미해요. 양복점으로 치면 기성매장이 아니라 테일러샵이죠. 인테리어의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주도하는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어반베이스는 상상 속의 공간을 가상에서 3차원(3D)으로 꾸며보고 이를 현실에서 구현해주는 프롭테크(기술 기반 부동산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어디서든 웹브라우저를 통해 홈스타일링을 해볼 수 있는 편리한 접근성이 이 기업이 가진 차별점이다.

하진우(42) 어반베이스 대표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업계에서는 고객과 도면에 대한 미스커뮤니케이션(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소송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며 "3D로 시뮬레이션하는 툴을 개발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가로 활동하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수많은 도면과 모형을 만들고 폐기하기를 반복하던 중, 이를 데이터화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면 자산이 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이 같은 생각에 공감한 대기업들이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우미건설, 신세계, 한화,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투자를 꾸준히 유치하며 어반베이스는 창업 초기부터 전략적투자자(SI)가 다수를 이루는 이상적인 주주 구성을 갖출 수 있었다.

대기업들과의 협업 사례도 많다. LG전자와 신세계까사, 퍼시스, 에이스침대, 니토리 등 국내 및 일본 브랜드들의 공간 컨설팅에 활용되고 있다. 하 대표는 그 비결에 대해 '시대적 요구가 있었고, 그 때 준비가 돼있었던 것'을 꼽았다.

그는 "2014년 창업 당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로 소비하는 시대가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희의 생각을 믿어준 분들이 투자하셨다"며 "특히 재작년에는 AR, VR, 메타버스 붐이 일었고, 그때 마침 어반베이스는 준비된 스타트업이었기에 큰 무리없이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올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브런치 카페, 키즈돌봄 서비스 등을 연계한 복합문화공간 형태의 팝업스토어 '어반베이스 동탄'도 개관했다.

현장의 소비자 반응도 좋다. 활동이 줄어드는 겨울 시즌에 유료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한달 간 약 2000명의 소비자들이 다녀갔다. 하 대표는 향후에도 프리미엄 소비를 하는 3040세대 고객층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확장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해외 사업에 대한 목표도 뚜렷하게 세워뒀다. 어반베이스의 목표 지역은 '아파트가 많은 대도시'로 기준이 명확하다.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일본 도쿄의 경우 200만호의 3D 아파트 도면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다음 목표인 싱가포르의 아파트 데이터도 약 30만호를 구축해둔 상태다.

최근 투자 시장의 위축에 대해서는 '한 템포 경기가 쉬어가는 것'이라고 보고 그 이후의 시장을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상장주관사는 선정했지만 투자 환경에 맞춰 기업공개(IPO)는 내년 이후로 잠시 미뤘다.

하 대표는 "숨을 고르는 시기에 옥석이 가려진다고 생각하고, 다음 시장이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까에 대해 고민한다"며 "불경기 이후에도 집꾸미기 열풍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좀 더 담백하게 소비하게 될 것이란 생각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 대표는 인테리어 업계에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예고했다. 과거에는 소품종 대량생산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정해진 틀에 자신의 기준을 맞춰야 했다면, 이제는 개인화된 제품을 요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 대표는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건 '다품종 소량생산'이기에 시뮬레이션이 가구·인테리어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어반베이스가 가진 기술의 힘으로 새로운 세대의 홈퍼니싱 컴퍼니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3D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가 서울 강남구 어반베이스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1.3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3D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가 서울 강남구 어반베이스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1.31. [email protected]


 
분주하게 돌아가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그는 '경영자의 길'에 대한 고민을 늘 놓지 않고 있다. 즐겨 읽은 도서도 '사장의 일', '사업을 한다는 것' 등이다. 휴가 때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를 반복해 읽으며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한다.

창업을 하는 후배들에게는 "창업을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리드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빠르고 많이 배우고 잠을 덜자야 한다. 그 숙명에 대해 단단히 각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불가산적으로 희생한 것을 보상받으려고 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 "기업이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책임질 수 있는 도전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어반베이스를 조직원들이 자신의 자아를 한껏 발현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했다. 어반베이스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각종 복지 제도들도 업무를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율출근제와 재택근무 티켓 제도, 3·5·10년 근속 시 5일·10일·20일 유급휴가 추가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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