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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요청에도… 대형교회 66% "주일 예배 중단 안한다"

등록 2020.02.27 14:52:15수정 2020.02.27 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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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경기권 15곳 예배 현황 조사

여의도순복음·사랑의교회·영락교회등 유지

확진자 나온 명성·소망교회외에 3곳만 중단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폐쇄되어 있다. 소망교회는 26일 공지사항을 통해 "(지난) 25일 안양에서 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분은 소망교회 등록 교인"이라며 "21일 발현 증상이 나타나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 25일 질병관리본부(질본)로부터 확진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0.02.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폐쇄되어 있다. 소망교회는 26일 공지사항을 통해 "(지난) 25일 안양에서 5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분은 소망교회 등록 교인"이라며 "21일 발현 증상이 나타나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 25일 질병관리본부(질본)로부터 확진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202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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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천주교와 불교가 모든 행사 모임을 중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가운데 개신교의 예배 중단 움직임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를 포함한 영남 지역의 많은 주요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지만 이외 지역 교회들의 예배 중단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529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을 앞둔 개신교 전체의 예배 중단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뉴시스는 이날 서울과 경기권의 대표 대형 교회 15 군데의 예배 현황을 조사했다.

해당 교회들은 신도 수가 최소 1만명 이상인 교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소망교회, 광림교회, 영락교회, 연세중앙교회, 충현교회, 사랑의교회, 금란교회, 임마누엘교회(송파구), 명성교회, 온누리교회(서빙고), 오륜교회, 안양은혜와진리교회, 안양새중앙교회, 용인새에덴교회 등이다.

조사 결과 15곳 중 전체의 약 66%인 10곳이 예배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도수 56만명의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6일 오전 수요예배를 강행한 데 이어, 이번주 주일예배(3월1일)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지하 예배당을 가진 교회로 등재된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역시 주일예배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사랑의 교회 등록 교인은 10만여명이다.

이외에 광림교회, 영락교회, 연세중앙교회, 충현교회, 임마누엘교회(송파구), 안양은혜와진리교회, 안양새중앙교회, 용인새에덴교회 등도 이번 주일예배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 확산에도 예배를 강행하는 분위기속에서 안양 새중앙 교회는 "신도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번 주일부터 잠정 예배 중단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오늘 저녁에 당회를 열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명성교회 부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새마을지도자강동구협의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명성교회 부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새마을지도자강동구협의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6. [email protected]


현재까지 예배를 중단한 대형교회는 온누리교회를 비롯해 명성교회와 소망교회, 오륜교회, 금란교회 5곳으로 파악된다. 이 중 명성교회와 소망교회는 교역자와 신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따라서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를 제외한 13곳의 교회 중 예배를 중단한 교회는 단 3곳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의 약 23% 수준이다.

이에 대해 개신교계는 천주교와 달리 교단 차원에서의 관리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수직적 지시가 통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각 교회가 개별적 판단을 내리는 특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위기다.

개신교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예장통합은 교단 산하 교회가 3월1과 8일의 예배를 가정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서도 "교회에 주일예배 중단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밝힌바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역시 산하 교회들에 △주일예배 일시 중지 △각종 소모임, 행사 등 중단 △주일공동식사 일시 중지 △신도들에게 마스크 착용 권유 △예배당 소독 △온라인 예배 권유 △신천지 신도 침투 방지 등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서신을 보냈지만 이는 권고사항일 뿐이다.

개신교계는 예배를 유지하는 이유가 헌금때문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목사들은 헌금은 주일예배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가 아니고 교회 공동체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예장통합 한민희 목사는 "교회 공동체의 본질이 헌금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구원받는 자들의 공동체가 본질이다. 헌금이 본질이 아닌데 본질이 아닌 것을 교회의 본질인 것처럼 얘기하는 데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서기 조재호 목사는 "수차례 (주일예배 문제를) 의논한 현장 목회자로서 헌금을 가지고 (문제를) 얘기하거나, (헌금 때문에 주일예배를 유지한다는) 그런 생각을 마음 속에 넣어 본 적이 없다. 헌금이 우리의 결정에 작용하는 요소는 아니다"고 했다.

개신교계의 이러한 지지부진한 움직임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를 방문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한 개신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뉴시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만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기독교계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0.02.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만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기독교계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0.02.27. [email protected]


박 장관은 "다른 종교계에서는 미사와 법회 등을 중단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밀폐되고 협소한 공간의 밀집 행사 중단·자제 및 연기, 영상예배로의 전환 등 기독교대한감리회를 포함한 기독교계(개신교계)의 적극적인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천주교 16개 전 교구는 236년 역사상 최초로 미사를 전면 중단했고, 대한불교조계종 전국 사찰은 한 달간 모든 법회를 중지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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