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생일 축하한 순종 글 현판, 日서 되찾다…형제의 '특별한 결단'(종합)
김창원·강원씨 '백자청화이진검묘지' '순종예제예필현판' 기증
형제들 "고국에 봉사 기뻐" 허민 "소중한뜻 국민과 나누겠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창원, 김강원 형제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 '순종예제예필현판'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 전시돼 있다. 2026.05.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21276276_web.jpg?rnd=2026050811190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창원, 김강원 형제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 '순종예제예필현판'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 전시돼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경사스런 곤성(坤聖, 명성황후)의 생신에 강녕전(康寧殿)에서 양성(兩聖, 고종과 명성황후)께 축수(祝壽)의 잔을 올리고 진찬소(進饌所)의 당상관(堂상관), 낭관(郎官), 춘계방(春桂坊) 관원들과 함께 삼가 시를 지어 경사를 기록하며 만수무강의 축원을 담는다."
1892년 세자였던 순종은 진찬(進饌, 조선시대 국가에 경사가 있을 때 궁중에서 베푸는 연회)에서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일을 축하하고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시로 노래했다.
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합동기증식에 공개된 '순종예제예필현판(純宗睿製睿筆懸板)'에 '진찬의궤(進饌儀軌)', '순종어제곤성홍류(純宗御製坤聖虹流)' 등 문헌들에도 수록된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구본능 단청기술연구소장은 "그 당시 순종이 부모님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서 진찬도 열게 됐는데 그 과정이 의궤에 잘 남아 있다"며 "현판은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은데 기증된 이 현판은 관련 기록이 풍부하고 자세하고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 진찬에 관련한 전체 정황들을 자세히 기록한 진찬의궤가 현재 잘 남아 있다"며 "진찬의궤에도 지금 이 시 구절이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1892년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현판은 세로 58㎝, 가로 124㎝에 테두리가 있고 용두 봉두를 조각한 사변형 현판이다. 목판에 양각으로 글씨를 새긴 후 바탕을 먹색, 글씨는 녹색으로 칠하였으며, 테두리를 연꽃과 접시꽃 문양 등으로 꾸몄다.
구 소장은 현판 장식에 대해 "1857년께 서양에서 유입되는 새로운 안료들이 중국을 통해서 많이 들어왔다"며 "당시에 가장 특별하고 새로웠던 양청, 양록이 현판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당시에 현판이 조성된 시대를 알 수 있다"며 "선단 테두리에 보시면 못 자국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는 예제예필이란 귀한 글들을 비단으로 감싸서 장식을 보호해 이 현판이 격이 높았던 왕실 현판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창원, 김강원 형제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 '순종예제예필현판'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 전시돼 있다. 2026.05.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21276277_web.jpg?rnd=2026050811190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창원, 김강원 형제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 '순종예제예필현판'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 전시돼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함께 기증된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조선 후기 예조판서 등을 지낸 문신 이진검(1671~1727)의 묘지(墓誌)로 푸른색 안료로 글씨를 쓴 백자판 10점으로 이뤄져 있다. 각각 크기는 세로 19㎝, 가로 14㎝, 두께 1.4㎝정도다.
각 장 앞면에는 이진검의 생애와 행적, 가계, 장례 관련 내용이 기록돼 있고 뒷면에는 묘의 위치와 방향 등 풍수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묘지 글은 아들 이광사의 요청으로 이조판서를 지낸 이덕수(李德壽)가 짓고, 글씨는 조선 후기 대표 명필(名筆)인 아들 이광사(李匡師)가 썼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광사 글씨는 행초서에 집중돼 있는데, 이 묘지 앞면은 이광사의 글씨 중 드물게 예서로 쓰였다. 특히 철필로 새긴 듯 간결한 획과 독특한 조형성을 보여 현재 전하는 이광사의 예서와도 다른 서풍을 보여준다.
박철상 한국문헌문화연구소장은 "이 묘지는 경종 즉위부터 영조 초반까지 당쟁과 관련해 희생이 된 인물에 대한 1차적 기록이 있어 사료적 가치가 있다"며 "지금까지는 이광사의 글씨로서 이런 글씨체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묘지를 통해 처음으로 발견된다는 점이 서예사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순종예제예필현판' 기증자 김강원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합동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5.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21276281_web.jpg?rnd=2026050811190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순종예제예필현판' 기증자 김강원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합동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이날 기증된 두 유물 중 '순종예제예필현판'은 국외재단에 이번까지 네 차례 문화유산을 기증한 김강원 씨가,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그의 형 김창원 씨가 기증한 유물이다.
김강원 씨는 이날 기증식에서 감사패를 받은 후 소감에서 "미술 유통 시장에 종사하게 되면 우리나라 문화유산들이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다"며 "이번에 기증하게 된 왕실 문화유산은 일본 미술품 유통 시장에 나와 있는 것을 발견하여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해외에는 일본을 비롯해서 외국에 우리 국가문화유산이 많이 산재되어 있다"며 "해외에 있는 모든 문화유산을 한국에 반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민족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유물들이 해외에 있으면 반환하는 것이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백자청화이진검묘지' 기증자 김창원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합동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5.08.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8/NISI20260508_0021276282_web.jpg?rnd=20260508111902)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백자청화이진검묘지' 기증자 김창원씨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합동 기증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형인 김창원 씨도 "20년 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간 저 같은 해외 동포는 고국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다"며 "다행스럽게 작은 우연에 의해서 발견한 유물을 기증해 고국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전했다.
허민 청장은 이날 "두 형제분이 뜻을 모아 뜻깊은 기증에 힘을 합치고, 유물이 고국 땅을 밟는 데 이렇게 직접 동행까지 해주시니 정말 의미가 크다"며 "두 분 형제분들과 같이 국외에서 묵묵하게 한국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활용해 주시는 숨은 공로자를 찾아 정성으로 예우하고, 국민과 함께 소중한 뜻을 나누어 가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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