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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감정평가비 내야 연금준다"…농어촌공사, 농민에 비용 떠넘겨 불만 고조

등록 2018.02.22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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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농지은행 누리집 화면 캡쳐 사진.2018.02.22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농지은행 누리집 화면 캡쳐 사진.2018.02.22 [email protected]

농지은행 사업 때 발생하는 감정평가 수수료 농민에 전가
사업마다 가격 산정방식도 제각각 불만 놓아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지은행제도를 운영하면서 사유지 매입 시 소요되는 감정평가 비용을 농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평기관별 편차를 고려해 복수평가방식을 채택하는 타 기관과 달리, 농어촌공사와 계약하는 농민들은 비용에 따른 부담으로 한 곳의 업체에서 결정한 감정평가금액을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농지은행 사업별로 가격산정 방식이 제 각각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업의 일괄성을 떨어트리고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농어촌공사는 농지를 직접 경작하기 어려운 고령농에게 연금을 지급하고 농지를 매입해 농사를 짓고 싶지만 농지가 없거나 부족한 청년농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비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하는 규모화사업과 농업인의 땅을 사들이는 매입비축사업 등 농지의 효율적 이용 및 안정적 농업기반 조성을 위한 농지은행사업을 수행 중이다.

지난해 농어촌공사는 모두 8600억원 규모의 농지은행 사업을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대전충남본부만 지난해 농지매입비축사업 516억원, 농지연금사업 107억원을 집행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년간 수십억 감정평가 비용 농민에 떠넘겨

 농어촌공사는 농지매입 때 토지주인 농민과 공사간 가장 중요한 합의과정인 가격결정에 필요한 감정평가 수수료를 농민이 납부토록 강제하고 있다. 공기관의 업무과정서 발생한 비용을 농민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농지은행으로 발생하는 감정평가 비용은 연간 10여억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지금껏 감정평가 비용을 농어촌공사가 부담하지 않아 농민들이 부담한 수수료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중개수수료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유사한 제도를 운용 중인 산림청의 경우 사유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사유림 국유화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평가 수수료를 전액 납부해 주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사유림 매수를 위한 감정평가 수수료는 지난해 751필지(6728㏊)에 감정평가 비용으로 4억8400여만원을 부담하는 등 2015년부터 3년간 16억원 이상을 대납해 줬다.

산림청은 감정평가사법과 사유림 매수 취지 등을 감안해 감정평가를 의뢰해야 하는 기관에서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농어촌공사는 각 사업별로 가격산정 기준이 제각각이어 농지연금은 공시지가와 감정평가제를 병행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공시지가는 100% 반영하지만 감정평가는 80%만 반영해 연금규모를 결정한다.

또 규모화사업은 인근지역의 싯가를 반영하고, 매입비축사업은 감정평가제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각 제도마다 금액산정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공사가 유리한 방향으로 입맛에 따라 사업별로 적용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감정평가 과정에서 업체가 한 곳으로 제한되는 것도 문제다.

감정평가 업체별 편차를 고려한다면 2개 이상의 업체에서 평가를 받아야 공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로 산림청은 2곳 이상의 감정평가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평균 산술액을 기준으로 금액을 산정하고 있으며 이 때도 한개의 업체는 사유림 매도를 원하는 산주가 택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여기에 산림청은 전국에 산재한 모든 법인은 물론 올해부터는 개인 평가업자에게도 감정평가를 맡길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시행령까지 손질했다. 영세업체의 육성을 도모하고 사유림 소유자의 편의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로 가격 산정의 공정성은 물론 편의성, 경제성 등에서 농어촌공사는 고객인 농민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령농을 돕고 미래 젊은 농민들을 양성하며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설립목적으로 하는 농지은행제도가 행정편의를 우선 고려하는 농어촌공사의 안일한 태도에 당초 취지마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평가액 산정에서 적용률은 다르지만 농지연금은 공시지가와 감정평가 중 한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최근 개인업체들도 감정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며 "면제되는 중개수수료를 고려한다면 감정평가 비용 부담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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