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 가격 이상 급등…"신형 D램보다 더 비싸다"
'생산 종료' 구형 D램, 석양 향해 '쾌속 질주'
일부 제품, 신형 D램보다 40% 이상 비싸
D램 업계 2분기 실적 촉각…장기 지속은 글쎄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24Gb LPDDR4X D램'
1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주요 제품인 DDR4(1Gx8 3200MT/s)의 평균 현물 가격은 이번 주 평균 4.182달러로, 지난주 3.421달러에서 1주만에 22.2% 상승했다.
현물(스팟) 거래 가격은 대량 거래 가격인 고정거래 가격과 달리,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가격을 말하는데, 시장 수급 상황을 실시간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이 제품이 가격은 올해 4월 초 만해도 1.646달러에 불과했는데, 불과 3개월간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메모리 업체들이 DDR4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규격인 DDR5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수요 업체들이 재고 비축에 적극 나선 결과로 보인다. 아직 DDR4가 필요한 구형 프로세서와 단말기가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어서다.
원래 DDR4 가격 상승은 신형 D램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DDR5는 DDR4 대비 속도가 2배 빠르고, 전력 효율은 20% 높은 최신 제품이다.
통상 이 최신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20~30%가량 비싼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형 D램이 신형 D램 가격을 앞지르는 이상 현상까지 목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일부 DDR4 가격은 DDR5보다 40%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 인상은 구형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형 D램과 낸드 플래시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128GB DDR4 모듈 (제공=SK하이닉스)](https://img1.newsis.com/2020/09/28/NISI20200928_0000608831_web.jpg?rnd=20200928100559)
[서울=뉴시스] 128GB DDR4 모듈 (제공=SK하이닉스)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D램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오는 25일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 업체들과 회계 기준이 다르지만, 최근 구형 D램 이상 급등에 따른 메모리 실적 개선 여부를 가늠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선 DDR4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3분기 PC용 DDR4의 평균 상승률이 18~23%로, 2분기 예상치(13~18%) 대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구형 D램이 벌이는 '황혼의 투혼'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DDR4, LPDDR4의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 30%, SK하이닉스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올 들어 DDR4 매출 비중을 한 자릿수로 낮춘다는 목표로 빠르게 생산 축소를 진행 중이다. '고부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최근 '약달러' 현상도 고려 대상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달러화로 사고, 파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고환율이 실적에 유리하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70원대로 하락해 이익 증가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제품가격이 20% 올라도 환율이 10% 하락하면 이익 증가분은 거의 없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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