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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4중전회 키워드 ‘극심한 경쟁·디플레·과잉생산’ 복합된 ‘인볼류션(퇴행)’ 대응

등록 2025.10.19 14:21:01수정 2025.10.19 14: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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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요소 동시에 진행되는 ‘퇴화(invoution·内卷)’, 교과서에도 없는 용어

AI·재생에너지·로봇공학 등 세계 우위 추구 속 침체 추락 위험도

100여 전기차 업체, 대부분 원가 이하로 판매 출혈 경쟁

[AP/뉴시스]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ATTO)3. 2025.10.19.

[AP/뉴시스]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ATTO)3. 2025.10.19.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중국 경제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은 극심한 경쟁속에 디플레이션이 나타나고 과잉생산 체제가 유지되는 복합적인 상황을 특징으로 하는 ‘인볼류션(involution·중국어 네이쥐안·内卷)’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인볼류선은 이윤을 파괴하고, 노동자들 사이에 극심한 경쟁을 유도하며 과잉 생산속에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조장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WSJ은 규정했다.

20기 4중전 주요 관심사도 ‘인볼류션’

신문은 “이 용어는 많은 중국인들의 삶을 정의하고 중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포착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 로봇공학 등 미래 산업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하려 하지만 상당 부분이 저성장 경쟁에 빠져 광범위한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가격 전쟁과 공급 과잉으로 현재 4년째 공장 출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소비자 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어 수요 부족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서 제조업체들은 수출을 점점 더 늘리고 있지만 세계 각국 정부는 값싼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국내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는 중국의 수출을 표적으로 삼아 중국에 더 큰 고통을 안길 수 있다.

WSJ은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중국의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의 주요 관심사도 인볼류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도부가 기술혁신을 추구하지만 과잉 생산과 가격 전쟁을 강화하거나 가속화할 수 있어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인볼류선’

인류학에서 ‘퇴행’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인볼류션’은 경제학 교과서에는 없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과도한 경쟁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디플레이션과 과잉 생산 등 다양한 문제를 가리키는 약어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어 표기는 ‘네이쥐안(內卷)’이다.

이 용어가 2020년 중국 SNS에서 처음 인기를 얻었을 때는 주로 젊은층이 교육과 일의 고된 노동을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사회인류학 연구소 샹비아오 소장은 “게임 전체가 무의미하고, 참혹하고, 지치게 만들어 그들은 벗어나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에 이 용어는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로 공격적인 가격 전쟁이 발생하는 산업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중국 ‘퇴행’의 요인…정부 지원속 과잉 경쟁과 생산 

지난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중국은 제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특히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 정부가 선호하는 첨단 기술 분야의 생산자들에게 보조금과 대출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동시에 부동산 시장 침체는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켜 가계가 저축을 지키고 지출을 조절하도록 만들었다.

제품은 넘쳐나는데 수요가 부족하면 기업들은 고객을 유치하고 과잉 재고를 정리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단행한다.

자동차 산업은 100개 이상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초 가격 인하와 프로모션을 실시한 결과 고객들은 BYD 모델 한 대를 8000달러 미만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중국자동차판매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수익을 낸 업체는 30%에 불과하고 거의 4분의 3은 일부 차량을 원가 이하로 판매했다.

장기화하면 임금 성장이 제한되고, 채용이 중단되고, 직원을 감축하고, 공급 및 판매 체인의 모든 구성원이 압박을 받게 돼 가계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근무체계가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에서 007(자정부터 자정까지 주 7일 근무)로 바뀌었다는 농담까지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과거 과잉생산과의 차이점과 대응책

약 10년 전 대규모 디플레이션과 과잉 공급은 주로 철강과 같은 원자재를 생산하는 국유기업에 집중됐다.

2015년 중국 정부는 공급 측면의 정책 변화에 착수해 생산량 할당량을 설정하고 기업 합병을 유도하며 ‘좀비 공장’을 폐쇄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분야의 민간 기업들이 영향을 받아 과거처럼 하향식 접근 방식이 어려워졌다.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 연구원 천보는 “이것은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퇴행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투자와 제조업에 의존하기보다는 소비 지출을 주도하는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중국 내외의 자문위원들은 오랫동안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가계 지출이 경제의 더 큰 동력이 되도록 경제 시스템의 재균형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 그룹의 중국 수석 경제학자 래리 후는 “중국 성장 모델의 특징이자 버그가 바로 인볼류션(퇴화)”라고 말했다.

IMF는 소비를 촉진하려면 △부동산 시장 강화 △사회 서비스와 연금 확대 △지방 정부 실적 평가를 소비에 초점 △소비지출을 장려하는 세금 제도 개편 △의료와 관광 등 서비스 부문 성장 △수요를 자극하기 위한 정부 지출 증가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원가 이하 가격 책정 중단과 신규 생산 투자억제 등 생산 능력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데이터는 이러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 최근 몇 달 동안 산업 생산과 투자 증가율은 둔화됐다. 8월 기업의 이익은 20% 급증하고 생산자물가 하락률은 낮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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