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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1500원선 뚫릴까[高환율 뉴노멀②]

등록 2026.01.04 08:00:00수정 2026.01.04 09: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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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DB)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2025년 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4원을 돌파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후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종가는 다소 낮아졌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12개 글로벌IB의 평균 전망치는 향후 3개월 환율 1440원대, 6개월 1426원, 9개월·12개월 모두 약 1424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스탠다드차타드와 노무라가 1460원으로 상단을 제시했으며, 바클리 캐피탈은 1490원의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일부 기관은 보다 완만한 원화 강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은 각각 1380~1395원대까지 하락할 여지를 열어뒀다. 하지만 대다수 IB의 의견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구조적인 수급 변화가 자리한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누적된 한·미 금리 역전은 자본 유출 압력을 확대하며 달러 자산의 매력을 키웠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ETF 투자 확대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 확대 역시 달러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원화가 중국 위안화·일본 엔화와 함께 '아시아 통화 바스켓'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화된 점도 주요 요인이 됐다. 특히 위안화 약세가 원화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수급 환경은 단기 정책만으로 되돌리기 어려워, 올해 환율 흐름에도 구조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 건전성 부담금 면제, 외화 지급준비금 이자 지급, 국민연금 환헤지 활용,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유도 등 안정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유류세·개별소비세 조정과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비과세 확대 등도 추진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단기 변동성 완화에는 유효하지만, 고환율 흐름 자체를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환율의 올해 핵심 변수는 미국 경기와 달러 흐름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와 달러 가치가 환율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매수 유입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환헤지 수요와 맞물리며 효과가 상쇄될 여지도 있다. 국내 정치·정책 불확실성 역시 변동성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1400원대 환율이 상당 기간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상반기 고환율·하반기 완화 흐름을 의미하는 '상고하저'와 그 반대를 뜻하는 '하고상저' 전망이 엇갈리지만, 방향성보다 변동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다만 1500원대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달러의 추가 강세가 제한적인 데다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가 상단을 눌러 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엔화가 안정세를 되찾으며, WGBI 편입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하반기에는 1300원대 초중반 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500원대 환율은 달러가 현재보다 훨씬 강세를 보이거나 국내에 구조적인 위기 요인이 발생해야 실현될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달러가 초강세로 갈 것 같지도 않고 AI(인공지능) 버블 같은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낮은 데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 의지를 감안하면 예외적 상황이 아닐 경우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2026년 원·달러 환율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며 "1500원선을 뚫을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희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미국 금리 인하와 QE(양적완화) 논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순환적 환율 하락은 가능해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와 다른 구조적 수급변화로 인해 원·달러 환율 하방 경직성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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