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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시험 불합격생, 채점기준 요구에 法 "비공개 타당"

등록 2026.01.19 07:00:00수정 2026.01.19 07: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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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요소 등 공개 청구…국시원 거절

法 "실기시험 존립 무너질 가능성 있어"

"정보 분리해 부분 공개하는 것 어려워"

[서울=뉴시스]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불합격한 응시생이 채점 기준을 공개하라며 낸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해당 내용을 공개할 경우 실기시험의 존립이 무너질 수 있다고 봤다. (사진=뉴시스DB) 2026.01.19.

[서울=뉴시스]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불합격한 응시생이 채점 기준을 공개하라며 낸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해당 내용을 공개할 경우 실기시험의 존립이 무너질 수 있다고 봤다. (사진=뉴시스DB) 2026.01.19.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불합격한 응시생이 채점 기준을 공개하라며 낸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해당 내용을 공개할 경우 실기시험의 존립이 무너질 수 있다고 봤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지난해 11월 12일 A씨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통과 문제 수 5개, 총점 717,897점을 받고 불합격했다. 당시 실기시험의 문제 조합별 총점 기준 합격선은 718점이었고 통과 문제 수 기준 합격선은 6개였다.

이에 A씨는 통과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국시원에 ▲평가 요소 ▲수행 수준과 관련된 채점 척도 관계와 단계별 점수 ▲척도별 수행 특성 ▲합격선과 불합격의 기준 점수 등 공개를 청구했다.

국시원은 지난해 2월 A씨에게 이 사건 정보는 '시험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성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들어 비공개 결정을 했다.

A씨는 국시원의 결정에 불복해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A씨는 "실기시험은 이미 종료됐으므로 정보를 공개한다고 하여 피고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시원은 이 사건 정보에서 '평가 내용' 부분을 가림 처리하고 '원고가 취득한 점수' 부분 또는 '평가 수준 단계, 단계별 부여 점수, 합격 통과 기준 점수' 부분만을 부분 공개할 수 있음에도 전부 비공개해 위법"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실기시험 존립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심은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시험에 대해 "실기시험은 문제은행 출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세분화한 문제별 평가 내용에 따라 채점이 이뤄진다"며 "원고가 공개를 구하는 정보는 원고가 통과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내용 내지 평가 방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은행 방식에서 채점 항목의 내용 및 구성이 공개되는 경우 응시자들로서는 전반적인 능력 향상을 도모하기보다는 공개된 채점 항목만을 기준으로 시험을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피고로서는 실기시험을 통해 응시자들의 온전한 능력을 측정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가 실기시험의 채점 항목의 내용 및 구성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채점 항목을 변경하거나 구성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데, 시험에 출제할 수 있는 임상 표현과 기본진료술기가 정해져 있어 매년 변경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실기시험의 채점 항목은 시험과목 특성상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채점 항목의 내용 및 구성을 공개할 경우 그 정합성을 둘러싼 시시비비에 일일이 휘말리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높으므로, 평가 업무의 수행 자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궁극적으로는 실기시험의 존립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부분 공개를 하면 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실기시험의 채점 항목은 평가 내용과 방법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 공개가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용이하게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 각각에 대해 원고가 취득한 점수 및 합격선은 원고가 공개를 구하는 채점 기준표가 아니라 시험 결과 통지서에 기재돼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부분 공개가 가능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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