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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원한다더니 왜 딴소리?"…트럼프, 이란 반응에 '당혹'

등록 2026.03.27 10:36:48수정 2026.03.27 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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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협상 중"…이란 "진행 안 돼" 부인

양측 조건 충돌·인식 괴리…출구 전략 안갯속

트럼프, 강경↔유화 반복…CNN "변덕스러워"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3.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3.27.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외교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란 측은 협상 자체를 부인하며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양측 간 인식 차이가 커지면서 전쟁 출구 전략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이란은 협상을 간절히 원하지만 동족에게 살해당할까봐 두려워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또 우리에게 살해당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괴리는 전쟁이 3주를 넘기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병력을 추가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란 역시 강경한 조건을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협상을 부인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이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협상은 진행 중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이 동일한 상황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협상 조건에서도 간극은 크다. 이란은 공격 중단과 전쟁 재발 방지 보장, 배상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 폐기, 우라늄 비축량 반환, 친이란 대리 세력 해체, 해협 재개방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양측 모두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안보 체계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보고 있지만, 이란은 정권 유지 자체를 '승리'로 간주하며 장기전을 통해 미국의 부담을 키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혼선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미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추가 병력 투입과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회담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당혹스러워한다고 CNN은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 협상단은 매우 특이하고 이상하다. 그들은 우리에게 협상을 구걸하고 있다. 군사적으로 초토화돼 재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며 "하지만 공개적으로는 단지 '우리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만 한다. 그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전쟁 대응 방식이 더욱 부각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란의 핵심 시설 타격을 위협했다가 곧바로 외교적 돌파구를 언급하는 등 강경과 유화 사이를 오가는 극단적 정치적 수법이 반복됐다. 이는 협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에 일정 부분 양보할 경우 그간의 '승리' 서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지는 더욱 제한적이다. 동시에 상대에게 체면을 살릴 수 있는 출구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협상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가시화되면서 경제적 충격이 확대되고 있고, 미국 내에서도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전 중동 평화 협상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수준의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단순히 개방하는 것을 넘어,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군사 작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가 선택적으로 시작한 이 전쟁은 이제 국제적 위기이자 불가피한 전쟁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현 행정부의 협상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전쟁의 명분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고, 뚜렷한 출구 전략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전쟁 전 이란과 진행했던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의 외교적 시도 역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란과의 회담이 실제로 성사될 경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주요 협상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담은 파키스탄이나 튀르키예의 중재 아래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이란에 대한 불개입주의를 주장해온 밴스의 입장이 이란 측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작용될 수밖에 없다.

또 이란은 과거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군사 행동을 병행했던 전례로 인해 형성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단순한 협상 대표 교체만으로는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교적 해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 일정 수준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치적 부담과 불신이 맞물리며 타협의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퀸시 책임국가전략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는 "이란 역시 트럼프처럼 전쟁을 끝낼 동기가 있으며 따라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트럼프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무엇인가를 양보해야 할 것이며, 이는 그가 전쟁을 시작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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