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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정밀한 공중전" 美 자찬에…가디언 "100년전 폭격 이론 되풀이"

등록 2026.03.27 14:29:12수정 2026.03.27 14: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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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포스원=AP/뉴시스]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재진에 발언하는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2026.03.10.

[에어포스원=AP/뉴시스]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재진에 발언하는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2026.03.10.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의 대이란 공습 전략이 첨단 기술을 앞세운 새로운 전쟁 방식처럼 포장되고 있지만, 실상은 100여 년 전 공중폭격 이론을 되풀이하는 데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번 작전을 설명하는 논리는 1921년 이탈리아 장군 줄리오 도우헤트가 제시한 공중전 이론의 연장선에 있다고 진단했다. 도우헤트는 대규모 공중폭격으로 전투원뿐 아니라 민간 인프라와 보급망까지 타격하면 적의 사기와 저항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가디언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번 작전을 두고 “역사상 가장 치명적이고 정밀한 공중전”이라고 자평한 대목에 주목했다. 더 많은 출격, 더 많은 폭격, 더 많은 화력으로 적의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도우헤트식 공중폭격 논리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민간 인프라 타격이 주민들의 사기를 꺾어 내부 반발을 유도할 것이라는 인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국민을 향해 “지금이 기회”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지만, 전문가들은 폭격이 오히려 저항과 결속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미 정부감사원(GAO) 출신 윈슬로 휠러는 기술은 정교해졌지만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며, 공습이 반드시 항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미국이 과거에도 비슷한 자신감을 반복해왔다고 짚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은 F-117 스텔스기와 정밀유도무기의 위력을 앞세웠지만, 이후 GAO 분석에서는 표적 파괴 성공률과 정밀타격 능력에 대한 초기 주장이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코소보 공습 때도 수천 차례 출격과 대규모 폭탄 투하가 이뤄졌지만, 세르비아군 전차 파괴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테헤란=AP/뉴시스]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03.21.

[테헤란=AP/뉴시스]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6.03.21.

2003년 이라크전의 이른바 ‘충격과 공포’ 작전도 이러한 사례로 거론됐다. 당시 미국은 대규모 공습만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을 것처럼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지상군 투입이 뒤따랐다. 베트남전에서도 미국은 각종 센서와 감시장비로 북베트남의 보급로를 차단할 수 있다고 봤지만, 북베트남군은 저비용 방식으로 이를 교란했고 기술 우위는 결정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에는 AI가 전황 우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율 시스템과 ‘스마트 AI’ 요소가 작전에 통합돼 있다고 밝혔지만, 가디언은 이 역시 과거의 기술만능주의를 최신 용어로 다시 포장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첨단 기술과 정밀폭격만으로 복잡한 전쟁을 손쉽게 끝낼 수 있다는 믿음이 미국을 또 다른 혼란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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