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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분노만으로 완성 안 돼"…박찬운 교수, 전건송치 부활 주장

등록 2026.05.08 17:11:39수정 2026.05.08 19: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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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경찰이 하되, 통제는 필요"…전건송치·보완수사 강조

공수처 "중수청 공무원 비위 관련 규정 없어"…입법공백 지적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초대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연구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0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초대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연구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7.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로스쿨 교수가 8일 '전건송치제 부활'과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했다. 검사의 일반적 수사개시권은 폐지하되, 경찰 수사를 통제할 최소한의 장치는 남겨둬야 한다는 취지다.

박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FKI타워에서 열린 '제1회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개혁 대토론회' 기조 강연에서 "수사는 경찰이 담당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면서도 "검사의 수사 통제 기능까지 없애는 것은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개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근 검찰개혁 논의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비교법적으로도 검사가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진정한 개혁이 되려면 검사의 권한을 줄이는 데만 몰두하는 게 아닌 보존해야 할 검찰의 기능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것인지 묻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특히 경찰이 수사의 중심이 된 지금,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 장치로 '전건송치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건송치는 1차 수사기관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제도로, 앞선 수사권 조정을 거치면서 폐지됐다.

그 이후 경찰에서 무혐의로 종결한 사건을 검찰이 들여다보는 것이 제한되면서, 사건이 충분히 규명되지 못하고 암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박 교수는 "모든 권력은 남용될 소지가 있고, 수사권 역시 집중되면 가능성이 커진다"며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원칙적으로 공소청에 송치하도록 해야 경찰 수사를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전건송치제 부활이 어렵다면 중대 범죄에 한해 '제한적 전건송치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경미한 사건은 지금처럼 경찰 종결권을 유지하되 중대 사건은 의무적으로 송치하도록 하는 방식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보완수사는 새로운 범죄를 발굴하기 위한 수사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아주 제한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것조차 전면 부정하는 것은 공소기관에게 눈을 가린 채 판단하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가 결백을 주장하는 중대사건에서 검사가 당사자를 한 번도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 기록 만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판단이겠느냐"며 "대형 부패사건에서 송치 기록의 중대한 허점이 발견됐는데도 매번 경찰에 되돌려 보내기만 한다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렵다"고 했다.

다만, 보완수사권 남용 우려를 의식해 방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검사가 송치 사건의 동일성 범위를 넘어 별건수사를 할 경우 법원이 공소기각이나 증거배제 방식으로 엄격히 통제한다"며 "이를 법문에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수사권 남용과 관련한 준항고 제도의 신설도 제시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사들이 보완수사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의심이 드는 경우 준항고할 수 있게 해 법원이 이를 즉각 통제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박 교수는 "개혁은 분노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분노만으로 완성될 수는 없다"며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필요하지만 모든 개혁이 곧 선은 아니다"라며 "검찰권 남용을 막으면서도 실체적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 국가의 범죄 대응 기능을 함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라운드테이블 토론자로 참석한 박상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기획관도 중수청 출범 이후 수사기관 간 견제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중수청은 기존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을 이관받는 형태로 설계됐고, 수사 대상도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범죄 전반을 포괄하고, 행위 주체에 대한 제한도 없어 광범위하다"며 "과도한 권한 집중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견제와 균형 원리에 따른 방지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특히 중수청 소속 공무원 범죄를 누가 수사해야 하는 지에 대한 규정이 입법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입법 공백이 이대로 방치돼 결국 중수청이 스스로 내부 비위를 수사하는 구조가 될 경우 '제 식구 감싸기' 우려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검사는 이에 대해 공수처와 경찰이 각각 중수청 3급 이상의 고위 간부와 4급 이하의 일반 공무원 범죄를 수사하는 상호 견제 구조를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과 법률신문이 공동 주최했다. '형사사법체계 변화와 형사소송법제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형정원, 사법정책연구원, 형사법 관련 복수의 학회 등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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