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희귀 혈액형 임신부, 한·미·일 공조로 쌍둥이 안았다
등록 2026.08.28 07:01:00수정 2026.08.28 07:06:23
적십자사, 일본 통해 냉동 혈액 확보
미군 평택기지에서 무료로 해동 제공
![[서울=뉴시스] 정유진 수습 = 27일 서울대병원에서 희귀 혈액형을 가진 임산부의 남편 A씨가 인터뷰를 하는 모습 2026.08.27. ugeni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542_web.jpg?rnd=20260827210321)
[서울=뉴시스] 정유진 수습 = 27일 서울대병원에서 희귀 혈액형을 가진 임산부의 남편 A씨가 인터뷰를 하는 모습 2026.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유진 수습 기자 = 27일 오전 서울대병원 신생아실 앞. 예비 아빠 A씨가 초조한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 있었다. 희귀 혈액형을 가진 아내 B씨는 쌍둥이 임신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취재진과 만난 A씨는 보일듯 말듯 한 미소를 지으며 간단히 인사한 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A씨의 바람대로 B씨는 건강하게 출산했다.
2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B씨는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쌍둥이를 낳았다.
B씨는 희귀 혈액형인 RhD(-), Jr(a-)을 보유하고 있다. 두 희귀 혈액형을 동시에 보유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0.1%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산모의 출산을 앞두고 국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적합한 혈액을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다급해진 대한적십자사는 일본적십자사에 협조를 요청했고, 냉동 적혈구 3단위를 제공받기로 했다.
냉동 혈액은 특별한 해동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관련 시스템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미군 평택기지 내 병원에 동결혈액 해동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고, 덕분에 해동 후 사용할 수 있었다.
A씨는 "피가 구해지기 전에는 엄청 불안했고 걱정도 많았다. 피가 구해졌다는 얘기를 들은 순간에는 불안감이 좀 사라졌는데 수술 전에는 많이 긴장이 됐다"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해서 이제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출산은 희귀 혈액형을 보유한 임신부를 지원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가 이뤄진 성공 사례로 꼽힌다.
A시는 "다른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귀한 피를 제공해 준 일본에 고맙고 첨단 기술로 해동을 해 준 미군에도 감사하다"며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해 준 교수님들, 혈액을 받을 수 있게 주도한 적십자 담당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형석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일본도 한 4개 갖고 있었는데 3개를 보내줬다. 미군도 해동 하나를 처리하는 데 몇십만원 정도 드는데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도 촉박한 일정에도 신속하게 대응을 해줬다. 굉장히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희귀 혈액 보유와 함께 관련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석 교수는 "냉동 혈액 운송료가 수백만원인데 지금까지는 이런 사례가 생기면 환자가 부담을 했다"며 "정부에서 이런 부분을 지원해주는 방안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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